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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터는 수십년전부터 고증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형상화한 것인데 이충무공 탄신 8주갑(480주년)을 맞은 올해 축제의 '대표 얼굴' 선정이 아쉽다는 전문가 의견이다.
1968년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 동상은 졸속으로 제작됐다는 논란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 모습이나 당시 복식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른손잡이인 이순신 장군이 오른손에 일본도가 든 칼집을 쥐고 있어 패장의 모습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두루마기 형태의 조선식 갑옷이 아닌 어깨 부분이 '피박'으로 된 중국식 갑옷으로 표현됐다.
얼굴이 표준영정과 다르며 전고(戰鼓)가 누워있는 점, 동상 좌대가 일본 해군 발상 기념비 모습과 유사하다는 점도 오류로 지목된다.
아산문화재단은 지난 1월 6일부터 26일까지 대표 포스터 공모와 공개검증을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등 5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순신의 길, 모두의 미래'라는 작품명의 수상작은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의 상반신 옆모습을 거의 그대로 사용했다. 중국식 갑옷은 물론 칼이 든 칼집도 오른손으로 잡고 있다. 왜색이 짙은 좌대 부분은 여러 색의 곡선 형태로 표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순신 연구 전문가 A교수는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의 고증 오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올해 축제 대표 포스터를 보고 아쉬움이 컸다"며 "개인적으로는 여수 이순신 장군 동상이 가장 고증을 잘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열흘간의 공개검증 기간 이의제기가 없어 최종 수상작으로 확정했다. 응모작의 대부분은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이었다"면서 "주로 디자인이나 표절 부분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다 보니 고증 부분은 논의되지 않았다. 향후 고증 전문가 참여 등 개선 방안을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2015년 해군사관학교에 건립된 이순신 동상은 조선 수군의 대표적 무기인 활을 들고 허리에는 환도(環刀)를 찬 모습을 하고 있다. 전남 여수는 물론 아산 신정호공원에 제막된 이순신 장군 동상도 칼이 든 칼집을 왼손으로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