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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감원 여파…소방대원들 “화장실 청소까지 떠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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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7. 22. 09:25

지난 5개월 동안 미 산림청 인력의 15% 퇴직
올해 산불 발생 건수 10년만에 최고치 기록
USA-TRUMP/WILDFIRES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 남쪽 그란듀어 포인트에서 북쪽 가장자리를 따라 번지고 있는 드래곤 브라보 화재.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산불 발생 건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인해 미국 산림청(USFS) 소방 인력이 심각한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현직 직원들은 소방대가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채 행정 업무와 현장 지원까지 떠맡는 상황이라며 소방대원들이 캠프장 화장실 청소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USFS는 이에 대해 "필요한 자원은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이 인터뷰한 10여 명의 전·현직 직원들에 따르면 지난 5개월 동안 전체 USFS 인력의 약 15%에 해당하는 5000여 명이 자진 퇴직하거나 구조조정으로 이탈했다.

인터뷰에 응한 오리건주와 뉴멕시코주 소방대원들은 인력 감축으로 행정 담당자가 부족해졌고, 그 결과 화재 현장의 최전선에 서야 할 소방 인력 일부가 음식 배급, 물자 조달, 사무 행정 업무 등에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산불 진화 및 공공 안전과 관련된 직책은 감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산림청 내 임시 소방 인력, 생물학자, 캠프장 관리인, 산책로 정비원 등 다양한 직군이 대거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은 지난 6월 뉴멕시코주에서 열린 서부 주지사 회의에서 "7월 중순까지 1만1300명의 소방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밝혔으며, 6월 말 기준 목표의 99%인 1만1236명을 채운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력 부족으로 인해 대원들이 본업이 아닌 잡무를 떠맡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전 산림청 소방서장으로 현재 연방 소방관 권익단체 소속인 리바 던컨은 "소방관들이 안내 데스크에서 전화를 받고, 야영지 화장실을 청소하거나 행정 시설의 잔디를 깎는 일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발생한 산불 건수는 4만1000건에 달한다.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미국 국립기관화재센터(NIFC)는 올해 캘리포니아, 로키 산맥 북부 등지에서 평균 이상 수준의 화재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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