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수주 증가속 도료 확대
부채 낮춰 재무 안정성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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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환보다 수성이 어렵다고 했던가. 이제 회사의 관심은 하반기 실적에 쏠려있다. 회사는 수성을 위한 전략 키워드로 '본업 방어·재무 안정·글로벌 확장'을 내세웠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회사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7053억원으로 4.1% 줄었다. 반면 기업의 최종 손익을 의미하는 당기순이익은 89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삼성물산 등 보유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금융자산 평가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상황 속 회사 측은 올 하반기 '수익성 확보'에 더욱 집중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펴고 있다. 일단 건자재 부문이 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부진한 만큼,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도료'와 '실리콘'에 더 힘을 싣는 모습이다.
우선 도료의 경우 최근 글로벌 자동차 생산 확대와 조선업 수주 증가가 늘고 있는 상황에 발맞춰 현지 생산과 판매 거점을 통한 사업 확대를 전개 중이다.
현재 전 사업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리콘 부문은 생산 효율화와 관리비 절감을 통해 원가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고기능성 실리콘인 '스페셜티'와 전기·전자사업용 실리콘인 'EM'의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건자재 사업은 올 상반기 국내 건축 착공면적이 전년 대비 4% 줄어드는 등 신규 주택 공급 지연이 겹치고 있는 만큼, 고기능성 제품인 'SPEC'의 영업 강화와 리모델링·정비사업 등 정책 모멘텀을 활용해 반등의 기회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재무 안정성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올 상반기 부채 비율이 전년 167%에서 121%로 줄어든 만큼, 이 기세를 몰아 비용 절감과 이자 비용 축소를 통해 부채비율을 계속해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금융자산 운용에도 적극 나서는 중이다. KCC는 최근 노루홀딩스 지분 7%를 장내 매수해 3대 주주에 오른 상태인 데, 시장에선 회사가 이를 활용해 도료업계 경쟁사인 노루홀딩스를 견제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최근 상법 개정으로 상장사 주주가 3% 이상 지분을 보유할 때 감사위원 선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KCC 측은 "일반 투자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한편 KCC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실리콘·도료의 고부가 라인업 확대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ESG 트렌드에 부응하는 친환경 건자재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KCC의 하반기 성패는 도료·실리콘이 본업 방어축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해내는지와 금융자산 투자·글로벌 확장이 균형을 이루는지에 달려 있다"며 "본업 안정성과 외부 투자 성과가 맞물릴 경우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금융자산 변동성에 성과가 좌우되는 구조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