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남중국해 갈등… "대사 추방" 거론에 中 "경제 타격"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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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필리핀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중국 대사관의 발언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경제 협력을 일종의 지렛대나 보복 수단으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건설적인 양국 대화를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 외교관들을 향해 "대중 교류에 있어 책임감 있고 절제된 어조를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설전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외교관 추방 논란으로 번지면서 촉발됐다. 최근 필리핀 상원 일각에서는 징취안 주필리핀 중국 대사의 본국 소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지링펑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지난주 "양국 외교 관계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경우,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희생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맞불을 놓았다.
갈등은 필리핀 해안경비대(PCG) 제이 타리엘라 대변인의 학술 포럼 발표에서 시작됐다. 타리엘라 대변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캐리커처를 사용하자, 중국 대사관 측은 "책임지게 해야 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필리핀 의회가 "중국의 내정 간섭이자 부적절한 개입"이라며 중국 대사관 직원들을 추방하고 중국 대사의 소환을 요구해야한다는 방안까지 거론하자 중국 측이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중국 대사관은 필리핀 외교부의 반박 이후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대사관 측은 이날 재차 성명을 내고 "중국에 대한 비방과 중상모략, 증오를 선동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필리핀 외교부가 특정 개인(타리엘라 대변인 등)을 자제시키는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의 '일자리 위협'이 실제 경제 지표와 동떨어진 과장된 수사라고 지적했다. 마닐라 소재 싱크탱크인 스트랫베이스 연구소는 "중국의 경고는 경험적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가 인용한 필리핀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의 대(對)필리핀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액은 310만 달러(44억 8570만 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감한 수치이며, 2024년 기준 전체 외국인 투자 유입액의 0.55%에 불과하다. 필리핀의 최대 수입국은 중국이지만, 최대 수출 시장은 여전히 미국이라는 점에서 무역 구조의 비대칭성도 지적됐다.
양국은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등에서 물대포 발사와 선박 충돌 등 물리적 마찰을 빚어왔다. 2016년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으나, 중국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양국은 남중국해 상에서 계속해 충돌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