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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추방’ 속도 내는 트럼프…지방경찰에 이민단속 권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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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2. 18. 09:56

연방 예산 1500억달러 투입…민주당 주정부 "공권력 남용" 협약 금지 입법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방 경찰을 대거 동원해 이민 단속을 확대하자 민주당 주정부들이 잇따라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연방 이민당국과의 협력을 금지하는 입법이 확산하면서 이민 정책을 둘러싼 연방과 주정부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의 민주당 소속 웨스 무어 주지사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지방 사법당국 간 협력 협약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ICE와 협약을 맺고 수감자의 출생지와 시민권 여부를 확인해 온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의 관련 업무는 중단된다. 프레더릭 카운티는 2008년 이후 1884명을 ICE에 인계해왔다고 AP는 전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287(g) 프로그램'을 전면 확대하면서 촉발됐다. 1996년 이민법 조항에 근거한 이 제도는 ICE가 지방 경찰을 교육해 연방 이민단속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AP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구금된 이들에 대한 제한적 적용에 그쳤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리 단속까지 포함하는 방식으로 확대했다.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인종 프로파일링 우려를 이유로 축소했던 모델이 사실상 부활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20개 주 135건 수준이던 협약이 현재 41개 주와 일부 자치령에서 1400건을 넘었다. 특히 현장 체포 권한을 포함한 '태스크포스' 협약이 크게 늘었다. ICE는 협약을 체결한 지방 기관에 차량 구입비 10만달러를 지원하고, 훈련받은 인력의 급여와 복지 비용을 부담하는 등 재정적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주정부들은 이 같은 확대가 인권 침해와 지역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메릴랜드에 이어 뉴멕시코와 메인주도 ICE 협력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으며, 뉴욕과 버지니아에서도 유사한 입법이 추진 중이다. 최근 미네소타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단속 과정의 책임성과 통제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공화당 소속 일부 보안관과 연방 당국은 협약 중단이 오히려 연방 요원의 현장 투입을 늘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방 당국이 협력을 거부할 경우, 연방 요원이 직접 지역사회에서 체포 활동을 벌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세제 개편 법안을 통해 이민 단속 예산으로 1500억달러를 배정했다. 이 중 460억달러는 ICE 요원 1만명 증원에, 450억달러는 구금시설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단속 권한과 예산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연방 정부의 이민 통제 권한이 강화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이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명 중 6명은 연방 이민요원의 도시 투입이 "지나치다"고 응답했다. 이민 정책이 단순한 행정 집행을 넘어 정치적·헌법적 쟁점으로 확산하면서 미국 사회의 이념 대립 역시 심화하는 양상이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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