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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자사주 이행률 70% 미만 소명하라”… ‘무늬만 밸류업’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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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2. 18. 18:22

삼성전자·고려아연 등 자사주 처분·소각 이행 여부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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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증권가./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2025년도 사업보고서 중점 점검 항목을 사전 예고하면서 자기주식(자사주) 처리계획의 구체성과 이행 실효성 여부가 기업 공시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상장사들이 대규모 자사주 취득에 나선 이후 실제 소각·처분 계획과 실행 간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이번 점검이 단순 형식 심사를 넘어선 실질 검증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2025년도 사업보고서를 대상으로 자사주 관련 공시의 충실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보유 목적과 처리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재했는지, 계획 대비 실제 이행 현황에 차이가 있다면 그 사유를 충분히 설명했는지 등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계획 대비 이행률이 70% 미만일 경우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면서, 단순 매입 발표에 그치는 형식적 밸류업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다.

2024년 기준 자사주 취득 규모 상위 기업은 고려아연(2조1249억원), 삼성전자(1조9925억원), 메리츠금융지주(8624억원), KB금융(8200억원), 신한지주(7000억원) 등이다. 이어 KT&G(5467억원), 기아(5000억원), 셀트리온(4396억원), NAVER(4051억원), 하나금융지주(396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2024년 기준 국내 상장사가 소각한 자기주식은 13조9000억원인데 시장에서는 2025년에 이 규모가 약 54% 증가한 2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취득 규모에 비해 처분·소각 일정과 실행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됐느냐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확보한 자사주(발행주식의 9.85%)에 대해 소각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사업보고서를 통해 실제 소각 진행 현황과 잔여 물량 처리 결과가 어떻게 반영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2024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조기 마무리한 만큼, 매입분의 소각 진행 상황과 일부 보유 물량의 향후 처리 계획이 사업보고서 공시에서 얼마나 명확히 제시될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당국의 전방위적 점검 강화에 부담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자사주를 10% 이상 보유한 상장사 10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2.5%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반대했다.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 수단이나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일률적 소각 강제는 경영 전략을 제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자사주가 구조적으로 적체돼 있다는 우려도 지속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코스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 가치는 114조376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3%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소각되지 않은 자사주가 잠재적 매물(오버행)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점검 결과 중요사항 부실기재가 심각하거나 반복될 경우 재무제표 심사대상 선정에 참고하고 기재 누락·불충분 공시에 해당하면 제재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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