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아들 잃고 다리 부상
혁명수비대 vs 온건파 권력 암투…공개 행보 없이 서면 성명
트럼프 "지도자들 모두 죽어 협상 어려워"...생존 의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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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진행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UPI·연합/ 그래픽=박종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이란 지도부 상황이 불확실하다며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생존 여부조차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지난달 28일 그의 부친이자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당시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부상을 입고 가족을 잃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고지도자 선출이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와 온건파가 맞붙은 치열한 권력 승계 경쟁 끝에 이뤄졌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 트럼프 "모즈타바 하메네이, 살아있는지도 모른다...이란 지도자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에서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그들의 지도자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들의 지도자들은 모두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아직 살아있는지도 모른다며 이란 지도부 상황이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때문에 이란과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13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새 최고지도자가 부상을 당했고 외모가 훼손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즈타바가 영상이나 음성 없이 서면 성명만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그는 겁에 질려 있고 부상당해 숨어 있으며 정당성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13일 '정의를 위한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 이란 정권 핵심 인사 10명에 대해 최대 1000만달러 보상금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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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선출 이후 약 8일 동안 12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지와 미군 기지 공격을 경고하는 서면 성명만 발표했다.
이 성명은 국영 TV 앵커가 낭독했고, 이란 정권은 그의 새로운 사진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 공습 직전 정원으로 나가 목숨 건져…아내·아들 사망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부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공습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하메네이 전 사무실 의전장 마자헤르 호세이니의 유출된 오디오를 분석해 모즈타바가 공습 당일 오전 9시 30분경 정원으로 나간 사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이 하메네이 관저 단지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 탄도미사일 공격은 하메네이 관저 단지 내 모즈타바의 집과 처남의 아파트를 동시에 타격해 모즈타바의 아내 하닷과 아들이 즉사했고, 처남도 사망했다. 모즈타바는 다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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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이란 권력 핵심부에서는 후계자 선출을 둘러싼 권력 공백이 발생했다. NYT는 이 과정이 이란판 '왕좌의 게임'과 같은 권력 경쟁이었다고 보도했다.
최고지도자는 지상에서 신을 대리하고, 정치와 군대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후계자 선출은 신정 체제의 존속을 시험하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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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후계 경쟁은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으로 전개됐다. 강경파는 체제 전복 요구에 맞서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강화하기를 원했다. 반면 온건파는 새로운 지도자와 새로운 통치 방식, 미국과의 적대 행위 종식을 주장했다.
모즈타바의 뒤에는 이란혁명수비대가 있었다. 아흐마디 바히디 총사령관·모하마드 알리 아지즈 자파리 장군, 그리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 등이 그를 지지했다. IRGC 정보기관을 이끌었던 호세인 타에브도 그의 핵심 지지자였다.
반면 라리자니 사무총장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은 모즈타바가 국가 분열을 초래하는 인물이라며 반대했다.
온건파는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과 제1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로 성직자인 하산 호메이니를 후보로 밀었다. 또 종교학자 알리레자 아라피도 타협 후보로 제시됐다.
그러나 전쟁 상황 속에서 성직자들은 위기를 해결할 지도자보다 순교한 지도자의 죽음을 복수할 인물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NYT는 전했다.
◇ 최고지도자 선출 발표 보류 속 헌법 논쟁…세습 논란 확산
최고지도자 선출 권한을 가진 전문가회의는 3일 화상 비밀회의를 열었고, 이 회의에서 모즈타바는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었다.
그러나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후계자를 제거할 수 있다는 위협을 이유로 발표를 보류했다.
이어 3월 6일 이스라엘은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했다. 온건파는 이 틈을 이용해 비대면 투표가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알리 하메네이가 생전에 가족의 세습 승계를 원하지 않았다는 유언을 제시했다.
전문가회의 소속 성직자인 아야톨라 알리 모알레미는 온건파의 움직임을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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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급변한 것은 7일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아랍 국가들에 공격 중단을 발표하면서였다. 혁명수비대 장성들은 이에 분노했다.
바히디 총사령관과 자파리 장군은 전문가회의에 즉각적인 최종 투표를 요구했다. 호세인 타에브 전 정보기관장은 전문가회의 성직자 88명 전원에게 전화를 걸어 모즈타바 지지를 설득했다. 그는 모즈타바 지지가 도덕적·종교적·이념적 의무라고 주장했다.
결국 8일 열린 회의에서 각 성직자가 이름을 적은 종이를 봉투에 넣고 밀랍으로 봉인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그 결과 모즈타바는 88표 중 59표를 얻어 새 최고지도자로 최종 선출됐고, 그 결과는 국영 매체를 통해 발표됐다.
◇ 이스라엘 "하메네이 전용기 파괴"
한편, 이스라엘 군은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에서 알리 하메네이가 사용하던 비행기를 파괴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비행기는 이란 고위 관리들과 군 인사들이 국내외를 오가며 동맹국과 조율하는 데 사용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메흐라바드 공항은 민간 국내 항공편과 공군 자산이 함께 운용되는 이중 용도 시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