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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은 ‘IPARK’로, CSO는 이사회 밖으로…HDC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 후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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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3. 23. 17:06

광주 사고 후 '대표이사 CSO' 올렸지만…이사회 제외
대신 '건축본부장' 사내이사 선임…경영 '무게추' 이동
반면 현대·GS 등, 이사회 편입 확대
HDC현산 "CSO의 이사회 참여 별개…여전히 안전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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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계기로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리며 '안전 최우선 경영'을 선언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이 4년 만에 정반대 방향으로 조직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CSO를 이사회에 편입시키는 흐름을 보이는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그간 이사회에 포함됐던 CSO를 제외하고 건축본부장을 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사명까지 'IPARK현대산업개발'로 바꾸며 브랜드 쇄신과 수익성 회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안전 의사결정 구조의 위상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한 서울시의 영업정지 1년 처분은 집행정지 상태에서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며, 형사재판 역시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의 경영 무게중심이 빠르게 수익성 회복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그 배경으로 거론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는 26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상호 변경 등)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안건은 사내이사 선임이다. 그동안 CSO를 겸직하며 이사회 내 안전 감시 역할을 맡아 온 조태제 부사장이 지난해 말 용퇴를 결정하면서 자리가 비었고, 회사는 후임으로 안전 전문가가 아닌 강민석 건축본부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다. 강 본부장이 이사회에 합류하면 이사회 내에서 CSO 역할을 맡는 인물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강 본부장은 구조설계팀장, CEO 직속 디지털전환(DXT)실장, 기업문화혁신실장 등을 거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예견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3월 정경구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고, 이후 조직 개편 과정에서 CSO 직급이 부사장급에서 상무급으로 조정됐다. 조태제 부사장이 맡았던 CSO 역할은 양승철 상무에게 이관됐다. 결국 CSO 직책은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급에서 출발해 부사장을 거쳐 상무급 미등기 임원으로, 단계적으로 낮아진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안전 거버넌스를 이사회 전면에 내세웠던 것은 2022년 초였다. 그해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16개 층이 연쇄 붕괴해 작업자 6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회사는 전문경영인 중심의 3인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고 같은 해 3월 주총에서 현대건설 출신 정익희 부사장을 사내이사 겸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CSO를 대표이사로 격상해 안전 의사결정을 이사회 최상위 구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후 최익훈·조태제 각자대표 체제로 재편됐고, 2024년 주총에서는 조태제 부사장이 CSO 자격으로 사내이사직을 이어받은 바 있다.

다만 사외이사를 통한 안전 감시 기능은 일부 유지된다. 2023년부터 이사회 산하 안전보건위원회에 참여해온 최진희 사외이사는 이번 주총에서 감사위원회 위원 겸 사외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그러나 건설업계 주요 경쟁사들이 안전 책임자의 이사회 편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결정은 업계 흐름과 상반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오는 26일 주총에서 신재점 안전품질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2022년 CSO를 이사회에 처음 합류시킨 이후 이번 주총에서도 그 연속성을 유지한다. 또 GS건설은 오는 24일 주총에서 김태진 CSSO(최고안전전략책임자)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GS건설 창사 이후 처음으로 안전 관련 임원을 이사회에 올리는 결정이다.

수십 년 업력을 가진 대형 건설사들이 안전 책임자를 이사회 의사결정 구조 안으로 편입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은 반대로 CSO를 이사회 밖으로 내보내는 선택을 한 셈이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건설업계에서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CSO의 이사회 진입이 안전 거버넌스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CSO 조직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더라도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갖고 예산과 경영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하는 구조와 이사회 밖에서 보고 기능만 수행하는 구조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주총에서 추진되는 사명 변경에 대한 시선 역시 엇갈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그룹 약자인 'HDC' 대신 공동주택 브랜드 아이파크(IPARK)를 전면에 내세워 IPARK현대산업개발로 상호를 변경할 계획이다. 그러나 붕괴 사고의 여파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파크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중심에 내세우고, 형사재판과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명 변경에 나서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CSO의 이사회 참여 여부가 곧바로 안전 경영 기조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CSO 조직은 기존과 동일하게 별도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사 안전관리와 현장 관리 체계를 총괄하고 있다"며 "CCTV 통합관제센터와 연계한 본사·현장 상시 관리 체계 운영, 고위험 작업 현장 권역별 안전보건 점검 조직 신설, 경영진 참여 현장 안전 점검 등을 통해 안전 수준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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