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정지선 ‘더현대’ 전략 온라인으로 확장… 이커머스 판 바꾼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25010007407

글자크기

닫기

정문경 기자

승인 : 2026. 03. 24. 17:39

더현대닷컴·투홈 통합플랫폼 내달 출범
가격 경쟁 대신 취향 제안형 쇼핑 강화
바이어가 엄선한 3000여 브랜드 입점

현대백화점이 '백화점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실험에 나섰다. 가격과 속도로 경쟁해 온 기존 이커머스와 달리, 고객 취향을 먼저 제안하는 구조로 판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방향 전환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주도해 온 리테일 혁신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24일 현대백화점은 기존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과 식품 전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통합한 신규 플랫폼 '더현대 하이(Hi)'를 다음 달 6일 정식 오픈한다고 밝혔다. 25일부터 12일간 오픈 베타 서비스를 통해 고객 피드백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번 플랫폼은 단순한 온라인몰 개편을 넘어 정 회장이 추진해 온 '더현대 전략'을 디지털로 확장한 시도로 읽힌다. 공간 혁신과 콘텐츠 중심 소비를 앞세워 오프라인 백화점의 개념을 바꿨던 '더현대 서울'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전략의 방향이다. 쿠팡·네이버 등 주요 플랫폼이 배송과 가격 경쟁을 강화하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은 '무엇을 사느냐'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는 기존 물류·가격 경쟁 중심 플랫폼과의 출혈 경쟁 대신 백화점이 가장 잘하는 '큐레이션'과 '브랜드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선택이다.

더현대 하이는 메인 화면에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전면 배치하고, 상품 검색 중심 구조 대신 '발견형 쇼핑'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패션·리빙·식품 등 카테고리를 전문관 형태로 구성해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디지털 환경에 구현했다.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개인화 추천 기능도 강화했다. 고객 취향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품을 제안하는 구조로, 단순 판매를 넘어 '선택을 대신 제안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상품 구성에서도 정 회장의 전략이 드러난다. 현대백화점 바이어가 선별한 3000여 개 브랜드만 입점시켜 무한 확장형 오픈마켓과 차별화했다. 오프라인 입점 브랜드와 함께 팬덤 기반 디자이너 브랜드, 해외 프리미엄 식품 등을 강화해 '프리미엄 소비'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프랑스 봉마르쉐 식품관 '라 그랑드 에피세리'가 아시아 최초로 입점한 점도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하이' 론칭에 앞서 라 그랑드 에피세리와 미식 트렌드 교류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라 그랑드 에피세리가 아시아 지역 백화점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은 건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이 외에도 현대백화점은 김해김 등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디자이너 브랜드 전문관을 통해 '온라인 럭셔리'의 격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플랫폼을 두고 정 회장의 온라인 전략 전환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더현대 서울을 통해 '경험 중심 소비'라는 새로운 공식을 만든 데 이어, 이를 온라인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가격과 배송 속도에 익숙해진 온라인 소비 환경에서 '제안형 쇼핑'이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큐레이션 중심 구조가 얼마나 시장에서 설득력을 가질지가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 서울이 오프라인 리테일의 변화를 이끌었다면, 더현대 하이는 온라인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시도가 될 것"이라며 "프리미엄 이커머스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