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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A 도입 초기…서학개미 자금 유턴 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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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6. 03. 27. 18:45

세제 혜택에도 자금 이동 제한적
구조적 제약·시장 환경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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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생성된 이미지 입니다.
해외 투자 자금의 국내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가 시행 초기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선택을 제약하는 구조인데다 정책 적용 기준이 시장 흐름과 괴리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복귀 계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유인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된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3월 기준 1681억달러로 집계됐다. 1월 1783억달러, 2월 1741억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1월 1230억달러·2월 1126억달러·3월 1064억달러)과 비교하면 400억달러 이상 증가한 규모로, 고환율과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학개미들의 해외 자금이 쉽게 이탈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내놓은 RIA는 2025년 12월 23일 이전에 보유한 해외주식을 매도해 국내 주식이나 펀드에 재투자할 경우, 최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매도 시점에 따라 5월 말까지는 100%, 7월 말까지는 80%, 연말까지는 50%의 공제율이 차등 적용된다. 일찍 돌아올수록 혜택이 커지는 구조다.

하지만 제도 설계가 투자자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제 혜택을 온전히 받기 위해서는 해외주식 비중을 줄여야 할 뿐만 아니라, 계좌 유지 기간 중 해외주식을 추가 매수할 경우 공제 혜택이 즉각 축소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금 혜택을 위해 해외 투자 기회를 일정 기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정책 적용 기준이 시장 흐름과 맞지 않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RIA는 '2025년 12월 23일 이전 보유분'에 대해서만 혜택을 적용한다. 올해 들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투자자들은 사실상 제도 수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해외주식을 추가 매수할 경우 비과세 한도가 줄어드는 구조 역시 현재 투자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적인 경제적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의 높은 환율과 주가 수준에서 해외주식을 매도할 경우, 감면받는 세제 혜택보다 평가손실이 더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달러 강세와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면서 자금 이동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 자금의 성격 변화도 주목할 대목이다. 팬데믹 시기 국내외 투자가 병행되는 '보완 관계'였다면, 최근에는 수익률에 따라 한쪽을 선택하는 '대체 관계'로 전환됐다. 국내 증시의 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한 세제 지원만으로는 서학개미들의 발길을 돌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단기 효과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RIA는 정책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투자자들은 결국 세금보다 수익률과 시장 환경을 기준으로 움직인다"며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개선 없이 단기적인 세제 유인만으로 거대한 머니무브를 기대하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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