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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빅토리아주, 이란 전쟁 에너지 위기에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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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6. 03. 29. 16:37

20리터 연료통 품귀에 총리 경고
연료 절도 기승에 농가 직격탄
화면 캡처 2026-03-29 130246
2026년 3월 13일, 호주 캔버라 의 한 주유소 에 연료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EPA 연합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호주 내 연료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빅토리아주 정부가 민생 안정을 위해 대중교통을 한 달간 무료로 제공한다.

29일 호주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오는 4월 1일부터 빅토리아주 멜버른 시내 트램과 열차, 광역 열차를 비롯해 주 전역의 버스 노선을 모두 무료로 운영한다.

자신타 앨런 빅토리아주 총리는 "이번 조치는 고물가와 유가 폭등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가계 부담을 즉각 덜어주기 위한 응급 처방"이라며 "생활비를 낮추는 실질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토리아주의 대중교통 요금 상한액이 평일 기준 일일 10.60 호주달러인 점을 고려할 때, 주 정부는 주 5일 출퇴근 직장인의 경우 4월 한 달간 약 230~250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 재무부는 이번 정책 시행으로 약 7000만 호주달러(한화 약 630억원)의 세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의 파격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연료 공급 부족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호주 전역에서는 '패닉 바잉(사재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주요 매장에서는 20리터들이 대형 연료통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차고에 기름을 비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요 폭증으로 일부 매장의 재고가 바닥난 상황"이라며 공급망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앤서니 알바니지 연방 총리가 직접 국민에게 호소하고 나섰다. 알바니지 총리는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것이 호주 방식"이라며 사재기 행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유가 폭등으로 사회 안전망까지 흔들리고 있다. 최근 멜버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야간에 주차된 차량의 연료탱크에서 기름을 훔쳐 가는 행위가 급증했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차량에 기름을 채운 후, 계산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나는 소위 '유류 절도' 행위도 나타나고 있다. 주유소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선불 결제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수확기를 맞은 농촌 지역에서는 유가 급등으로 트랙터와 콤바인에 주입할 디젤 연료를 구하지 못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어업계 또한 치솟는 디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조업을 중단하거나 인력 감축을 시작하는 등 산업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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