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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삼성·SK 공장 유치’…쏟아지는 ‘반도체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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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승인 : 2026. 04. 12. 10:29

삼성전자 공장 연합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 태극기와 '삼성기'가 휘날리고 있다./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 사이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우리 지역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도체 공장 유치를 내건 후보와 지자체만 최소 6곳에 달한다. 현재 정부는 용인 일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다만 막대한 전력과 용수 수요, 인프라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각 후보들은 '지방 분산 배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운 인물은 단연 유영하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다.

◇TK의 풍부한 '전력·용수'…팹 직접 유치 전면에
유 후보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팹) 대구 유치를 전면에 내걸었다. 단순한 투자 유치가 아니라 생산라인 자체를 끌어오겠다는 점에서 가장 파격적인 공약으로 꼽힌다. 유 후보는 TK신공항 예정지 서남측에 총 규모 2480만㎡의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계획 중이다. 구미까지 범위를 넓혀 대구경북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게 유 후보의 구상이다.

유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수도권 중심 반도체 클러스터의 한계를 지적하며 '입지 재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용인 삼성 반도체 클러스터는 필요전력의 9GW 중 3GW의 계획만 확정된 상황이며 나머지 추진 중인 3GW 서해안 장거리 송전망 공급은 현 정부 지산지소 정책과 맞지 않다"며 "장거리 송전선로에 따른 호남, 충청권 주민의 반발, 대규모 정전 위험 등으로 현실적인 계획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용수 공급 문제에 대해서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하루 133만 톤의 물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수도권의 젖줄인 팔당댐은 이미 1400만명의 생활용수를 공급 중이며 여기에 수도권 주택 신규 공급 계획에 따르면 필요한 물은 하루 56만 톤에 달한다. 장기적인 용수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집었다.

유 후보는 대구·경북의 풍부한 전력과 용수를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그는 "경북은 국내 원전의 절반이 위치해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라며 "낙동강 수계를 통해 용수 확보도 용이하다. 또 구미에는 해평취수원에 일 50만 톤의 용수여력이 준비돼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구미의 '소부장' 산업 기반, 대구의 '팹리스' 생태계와 R&D 또한 대구·경북의 메리트로 꼽았다.

다만 유 후보는 삼성전자 측과 사전 접촉이나 협의가 있었냐는 질문엔 "현재까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취임하면 시장 직속의 '삼성 반도체 팹 유치단'을 구성하고, 민관이 함께 협력해 지원할 수 있는 '민관 합동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기업과의 협상 테이블이 조속히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북 '현실적 해법'…실증·패키징 공장부터
전북은 대규모 생산시설 유치보다는 현실적인 해법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는 반도체 실증공장과 조립(패키징) 중심 시설을 앞세운 '단계적 접근'을 제시했다. 전북의 첨단 케미컬 공급망과 산업 기반을 활용해 비교적 감당가능한 시설부터 단계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수도권의 양산 역량과 충청권의 기존 조립 역량을 존중하면서 전북이 소재와 실증의 축을 맡을 때 국가 반도체 지도가 완성될 것"이라며 "반도체 케미컬 분야 산업이 집적되어 있는 곳은 우리나라에 전북 밖에 없다. 게다가 대학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전문 인력도 꾸준히 공급돼 소재와 실증, 조립으로 이어지는 산업 흐름을 만들 수 있는 토대도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전북 기업이 개발한 소재와 케미컬을 삼성 공정에서 직접 시험하는 '양산형 실증 공장'과 전북의 광전자·오디텍과 같은 센서 업체와 연계할 수 있는 '패키징 공장'의 전북 유치를 약속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소재에서 실증-조립-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완결형 산업 구조를 만들고 전북을 반도체 후공정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실증 공장과 조립 중심 시설은 전력·용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전남·광주 '대기업 모시기' 경쟁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경선에도 글로벌 초첨단 기업 유치 경쟁이 본격화했다.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전남·광주를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풀 사이클 반도체 생태계'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권역별로 기능을 나눠 반도체 산업의 전 주기를 완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ASML, AMAT 등 글로벌 기업까지 유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같은 당의 민형배 예비후보는 전남에 반도체 패키징 및 소재·부품 산업을 집적화해 'AI-반도체-모빌리티'로 이어지는 신산업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민 후보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초첨단 기업 유치와 함께 통합특별시와 시민 공유자본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는 '투자자 전남·광주'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원주·구미도 '반도체 구애'…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등장
현직인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는 '원주'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이철우 국민의힘 경북지사 예비후보는 '구미' 국가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 공장 유치를 각각 공약으로 제시했다. 생산시설 직접 유치부터 산업 생태계 조성까지 구체적인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반도체를 지역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반도체 공약은 광역단체를 넘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등장한다. 무소속 김재선 정읍시장 예비후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유치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500만평 규모의 시부지 및 국유지 무상 제공이 가능한 땅과 교통망이 좋은 정읍은 반도체 생산의 최적지"라며 "35년 경영 경험과 45년 정당활동 경험의 정치 인맥을 활용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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