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접촉·보복 우려 남아도 관리 밖…불송치 이후 사각지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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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찰청 '112 전체 신고 건수 현황'에 따르면 주요 관계성 범죄 신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교제폭력 112 신고는 2023년 약 8만5000건, 2024년 9만5000여 건, 2025년 10만5344건으로 늘었다. 스토킹 신고도 2023년 약 3만1000건에서 2024년 3만8000여 건, 2025년 4만4684건으로 증가했다. 성폭력 신고는 지난해 기준 3만4662건, 가정폭력 신고는 28만942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계성 범죄 위험 신호가 치안 현장에 누적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관계성 범죄는 일반 재산범죄와 다르다. 사건이 끝났다고 해서 위험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생활 반경이 겹치고 정서적 지배 관계나 접촉 가능성이 계속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관계성 범죄 사건들은 상당수가 증거 불충분, 진술 불일치, 상호 합의 등의 이유로 불송치 결정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이에 법률적 판단은 끝나도, 피해자의 불안은 오히려 더 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건이 일선 수사 부서에서 종결되면, 피해자가 결과를 감당할 수 있는지, 가해자의 재접촉이나 보복 위험은 없는지, 심리·법률 지원이 실제로 이어지는지는 공식 관리 영역 밖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피해자 보호 체계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점도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회복하는데 한계점을 보인다. 경찰이 종결 결정을 통보한 뒤 심리 상담, 임시 보호, 의료 지원 등은 지방자치단체나 외부 전문기관으로 넘어간다. 절차상 분담일 수 있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단절로 느껴질 수 있다. 이의신청, 상담, 임시숙소, 법률 지원까지 한 번에 안내하고 책임 있게 연계하는 창구를 찾기 어렵다.
특히 고위험 관계성 범죄나 미성년자 피해 사건의 경우 보호체계의 공백은 더욱 치명적이다. 이에 불송치 결정의 법리적 타당성과 별개로 사후 보호망은 촘촘하게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불송치 이후에도 정기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종결 통보 단계부터 법률 지원과 상담, 임시 보호기관 연계를 의무화하는 후속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자가 수사 과정에서 다시 소외되거나 상처받지 않으려면, 단순히 사건을 처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피해자 입장에서 사건의 맥락과 당시 처지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수사 진행 상황과 판단 근거를 충분히 알리고, 필요할 경우 의견을 낼 수 있는 참여권과 보호 장치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