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18곳·36만 가구 공급 잠재력도 “주목”
단, 공사비 검증·조합 관리 강화 등…사업 지연 요인 병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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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특히 지주택이 재건축·재개발의 공급 공백을 보완하는 '틈새 공급'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 제도 개편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장기간 정체돼 온 사업장의 완료율이 높아질 경우, 신규 사업 발굴 없이도 상당한 공급 물량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지주택 정상화를 강조해 온 배경에도 이 같은 잠재적 공급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상화 대책으로 장기 표류 사업장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전국적으로 최대 약 36만 가구 규모의 공급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간한 '지역주택조합의 현황 및 이슈와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618개 사업장의 총공급 계획 규모는 35만8683가구에 달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17만7334가구(49.4%), 지방이 18만1349가구(50.6%)로 집계된다. 특히 서울에서는 110개 조합이 약 6만4000가구 공급을 추진 중인 만큼, 이번 대책이 도심 내 신축 공급난 완화의 '소방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다.
이처럼 대규모 공급 잠재력이 형성된 배경에는 지주택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한다. 시행사 이윤을 제외한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를 앞세워 무주택 실수요자를 끌어들이며 전국적으로 사업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지 소유권 확보 비율 95%라는 높은 문턱에 가로막혀 전체 사업장의 절반 이상(51.2%)이 초기 단계인 '모집 신고'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 가운데 토지 확보 기준 완화의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계획승인 요건을 95%에서 80%로 낮추면서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사업장 상당수가 승인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주택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절차적 간소성이 꼽힌다. 조합설립인가와 사업계획승인이라는 핵심 인허가 절차를 거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해, 이론적으로 5~7년 내 입주가 가능한 구조다. 반면 재건축·재개발은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주민 갈등이나 행정 지연으로 장기화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초기 분담금 구조 역시 준공 후 일반 분양 아파트 매수 대비 부담이 낮다는 점에서 수요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해 왔다.
입지 측면에서도 지주택은 기존 정비사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을 보완할 수 있다. 재건축은 준공 30년 이상 공동주택, 재개발은 노후·불량 건축물 밀집 지역이라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지만, 지주택은 별도 구역 지정 없이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토지를 확보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조적 취약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제도 안착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건축·재개발이 법적 강제력을 기반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반면, 지주택은 조합원 참여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이탈이 발생할 경우 사업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에 업무 대행사 등록제, 경쟁입찰 의무화, 조합 단독 시행 허용 등이 포함된 것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공사비 검증 의무화 또한 실효성이 관건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공사비 증액 시 한국부동산원 등 외부 기관 검증을 의무화함으로써, 그간 반복돼 온 대규모 추가 공사비 분쟁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검증 절차가 장기화될 경우 사업 지연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부실 조합 정리를 위한 제도 또한 시장 안착이 필수적이다. 재의결 근거 마련과 지자체 인가 취소권 강화는 장기간 진척 없이 조합원 부담만 키우는 사업장을 정리하기 위한 장치지만, 실제 현장에서 지자체가 이를 적극적으로 집행할 수 있을지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담 지원 기구와 전문조합 관리인 제도 역시 인력과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한계가 불가피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제도 개편은 부실 사업장은 정리를 유도하고,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에는 규제를 완화하는 선별적 정상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서도 "다만 지주택은 사업 구조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실제 공급 확대 효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향후에도 문제점이 지속될 경우 제도 전반에 대한 추가 정비나 근본적 재검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