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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방패’ vs 함영주 ‘칼’…성장 속 중장기 전략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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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6. 04. 21. 18:55

리스크 관리vs외형 확장 전략 엇갈려
1분기 순익 전년대비 나란히 증가 전망
신한, 자본시장 중심 사업고도화 초점
하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등 혁신 강조
신성장동력 확보 방식 따른 성과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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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대표적인 닮은꼴로 꼽히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전략 방향에서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두 수장은 모두 상고 출신으로 불과 22년 만에 지점장으로 승진한 뒤, 행장을 거쳐 금융지주 회장까지 오른 '고졸 신화'의 표본이다. 같은 출발선에서 성장했지만 함 회장은 외형 확장을 앞세운 '칼형' 전략을, 진 회장은 안정적 성장을 중시하는 '방패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경영 전략은 서로 달랐지만, 지금까지는 성장세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각자의 강점을 반영한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신성장동력 확보 방식에 따라 향후 성장세는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3일과 24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0.3%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연간 예상 순익은 각각 5조4202억원과 4조2797억원 수준으로, 연간 기준으로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 같은 전망은 각 금융지주 수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두 수장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영업 기반 확대와 외형 성장을 중심으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로 다른 전략이지만, 실적 성장세는 공통적이었다. 함 회장은 KEB하나은행 초대 수장으로 외환은행과의 통합 작업을 이끌면서도 행장 재임 기간 순이익을 9699억원에서 2조859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했다. 회장 취임 이후에도 그룹 순익을 4조원대까지 끌어올렸다. 진 회장 역시 신한은행장 재임 기간 순익을 3조원대로 확대하며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갔고, 회장 취임 이후에는 그룹 순익을 5조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늘렸다. 지난 1년간 양 금융지주의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것도 수익성과 맞물린 결과다.

실적 개선은 두 수장의 실제 경영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함 회장은 은행장 시절부터 이어온 '영업 제일주의' 기조를 바탕으로 수익 중심 경영을 강조해 왔다. 전국 영업점을 직접 찾아 임직원들에게 영업 확대를 독려하는 행보를 이어온 가운데, 2024년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서 "저는 영업사원이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영업 전면에 내세운 일화는 유명하다.

진 회장은 '소비자 보호'를 경영 전면에 앞세우며 "고객을 이익 창출 수단으로 봐선 안 된다", "완전판매가 아니라면 차라리 상품을 팔지 말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러한 기조 아래 2023년 7월 금융지주 최초로 소비자보호부문을 신설하고, 금융업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도입하는 등 업계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와 소비자보호 조직 정비를 선도해 왔다.

신년사와 주요 경영 메시지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이 확인된다. 진 회장은 내부통제와 고객 신뢰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기조를 지속 강조해 왔다. 반면 함 회장은 글로벌 진출과 투자 확대 등 외연 확장을 통해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전략의 차이는 두 수장의 경력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함 회장은 가계영업추진부장을 비롯해 지역본부장과 충청영업그룹 부행장 등 영업 현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특히 하나은행의 기반인 충청권을 진두지휘하며 영업 기반 확대를 주도해 온 경험이 현재의 성장 중심 전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진 회장은 오사카지점장과 SBJ은행 법인장 등 일본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은 '일본통'으로, 보수적인 금융 환경 속에서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역량을 중시해 왔다. 이러한 차이가 공격적 성장과 안정 중심 경영이라는 각기 다른 전략 방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양 금융지주 수장의 신성장동력 전략이 다른 만큼, 중장기 성장성에서는 격차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함 회장은 '판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혁신'을 강조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등 디지털 자산 생태계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미래 과제로 삼았다. 반면 진 회장은 디지털 전환과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신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서로 다른 전략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는 비슷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는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된 상황인 만큼 신성장동력 투자 전략에 따라 중장기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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