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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신문은 24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3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에 원유 100만 배럴을 수출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가 일본 측 요청을 받았고, 지난 21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전화회담에서 수출을 승낙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시기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일본 지지통신도 같은 날 셰인바움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와 멕시코산 원유 100만 배럴 수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지지통신은 일본이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 우려 속에서 조달처 다변화를 추진하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멕시코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80만 배럴이고, 국내 소비분을 제외한 하루 40만~50만 배럴가량이 수출에 배정된다.
◇중동 의존 줄이려는 日정상외교
이번 합의는 단순한 원유 거래라기보다 에너지 안보 외교에 가깝다. 로이터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와 셰인바움 대통령은 21일 전화회담에서 이란 전쟁으로 세계 원유·가스 공급이 흔들리는 상황을 논의하고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원 부국인 멕시코와 경제안보를 포함한 대화 틀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멕시코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사업 환경 개선 협력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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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그동안 중동산 원유에 맞춰 정유 설비와 조달망을 운영해 왔다. 따라서 멕시코산 원유 100만 배럴이 전체 수급을 단번에 바꾸는 규모는 아니다. 그러나 위기 국면에서 총리 차원의 전화외교로 비중동 원유를 확보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앞으로 미국,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으로 조달처를 넓히려는 흐름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도 일본과 같은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다. 한국 역시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정유산업도 중동산 원유 처리에 최적화돼 있다. 호르무즈 해협 불안이 장기화하면 수송로, 보험료, 도입 단가, 정유 마진이 동시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일본의 멕시코 원유 확보는 한국에도 "비중동 대체 물량을 얼마나 빨리 정치·외교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결국 이번 조치는 일본의 에너지 위기 대응이 시장 조달을 넘어 정상외교와 경제안보 영역으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한국도 단기 비축유 운용에 그치지 말고 중남미·북미·중앙아시아 산유국과의 공급선 협의, 정유설비 대응력 점검, 해상 수송 리스크 관리까지 묶은 에너지 안보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