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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일 일해도 퇴직금처럼 보상…공공 기간제에 최대 249만원 공정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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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4. 28. 17:47

경기도 공정수당 벤치마킹…계약 짧을수록 높은 보상률 적용
11개월 넘게 일하면 퇴직금보다 높은 8.5% 보상…장기계약 유도
사전심사제 외부위원 참여 의무화…승인율 94.6% 형식 운영 손질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공부문에서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1년 미만으로 계약을 쪼개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1년 미만 기간제 계약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불가피하게 단기계약을 맺을 경우 고용불안정성을 보상하는 '공정수당'이 지급된다. 이에 따라 1년 미만 계약으로 11개월 넘게 일한 기간제 노동자는 계약 종료 시 월급과 별도로 최대 248만8000원을 받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보고했다.

정부가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공공부문 약 2100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기간제 노동자는 14만64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년 미만 계약자는 7만3200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기간제 노동자의 월평균 정액임금은 289만원이었지만 1년 미만 계약자는 280만원으로 9만원 낮았다. 정부는 공공부문에서도 단기계약 비중이 높은 데다 임금 수준까지 상대적으로 낮아 고용 관행과 처우를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에 정부는 2027년부터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공정수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공정수당은 계약기간에 따라 기준금액의 10~8.5%를 정액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준금액은 전국 지방정부 생활임금 평균 수준인 최저임금의 118%, 254만5000원으로 정했다.

공정수당은 1~2개월 계약자에게 38만2000원, 3~4개월 84만6000원, 5~6개월 126만원, 7~8개월 162만2000원, 9~10개월 205만5000원, 11~12개월 248만8000원이 지급된다. 노동부는 관련 비용을 2027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해 지급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공정한 고용관행을 바로잡고, 합리적인 처우개선을 통해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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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수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도입한 경기도 공정수당을 공공부문 전체로 확대하는 성격이다. 경기도는 2021년부터 도와 산하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한 기간제 노동자에게 계약 만료 시 기본급의 5~10%를 근무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해 왔다. 정부는 이 구조를 참고하되 지급 기준을 전국 지방정부 생활임금 평균 수준으로 맞추고, 6개월 이후 지급률을 8.5%로 설계했다.

이번 대책은 1년 이상 근무해야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 계약 만료 직전 고용을 종료하는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구간별 지급액은 기준금액에 근무기간별 보상률과 평균 근무개월 수를 곱해 산정했다. 보상률은 1~2개월 10%, 3~4개월 9.5%, 5~6개월 9%, 7개월 이후 8.5%다. 계약기간이 짧을수록 높은 보상률을 적용해 고용불안정성을 보완하고, 기관에는 장기계약을 유도하는 구조다.

노동부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계산 방식이 다르지만 적립 비율만 보면 대략 8.3% 수준"이라며 "공정수당은 11~12개월 근무 시 8.5%를 적용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퇴직금보다 조금 더 높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성격상 어쩔 수 없이 1년 미만 계약을 하더라도 퇴직급여에 준하는 보상이 뒤따르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계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를 거쳐야 한다. 업무 특성, 계약기간, 인원 등을 따져 필요성이 인정될 때만 예외적으로 1년 미만 계약이 허용된다.

정부는 사전심사제의 실효성도 높이기로 했다. 2024년 기준 사전심사제는 공공부문 864개 기관 중 850곳에 도입됐다. 그러나 전체 2만5483건의 심사 가운데 승인율이 94.6%에 이르면서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으로는 심사위원회에 외부위원을 포함하고, 비정규직 채용 사유의 적정성과 반복 채용 여부 등을 더 엄격히 살피도록 할 방침이다.

사전심사제 운영 현황은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에 반영된다. 기존 노동자 중 상시·지속 업무를 하면서도 단기계약을 반복해 온 경우에는 정규직 전환을 적극 유도한다. 2017년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전환 결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기관 52곳에 대해서도 신속한 전환을 지도하기로 했다.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의 임금 하한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전국 지방정부 생활임금 평균인 최저임금의 118%를 적정임금 기준으로 설정하고, 월 정액임금이 이 기준에 미달하는 노동자는 2027년 예산안에 반영해 보전하기로 했다. 공정수당이 고용불안정성에 대한 추가 보상이라면, 적정임금은 기간제 노동자가 기본적으로 받아야 할 임금 수준을 높이는 장치다.

급식비, 복지포인트, 명절상여금 등 이른바 '복지 3종'과 수당 격차도 개선 논의에 들어간다. 실태조사에서 기간제 노동자는 정규직인 공무직과 비교해 복지포인트, 식대, 명절상여금 수령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복지 3종과 수당 지급 실태를 살펴보고 단계적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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