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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검(無主空檢)’ 전국 지검 결원 350명↑…“4대 재경지검 통째로 사라진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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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4. 29. 18:00

檢개혁·특검발 '검사 엑소더스'
전국 60곳 검사 1746명으로 감소
서울 4대 지검 정원 이상 공백상태
11명 준 인천지검 감소폭 가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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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현직 검사들의 연쇄 사직과 특검 파견 등이 겹치며 일선 수사 현장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지난 2월 2일 <검찰 인력 공백 본격화…'검사 엑소더스'에 민생수사 위기> 보도 이후 약 3개월 만에 전국 지방검찰청 60곳(대검찰청·각급 고검 제외)의 검사 정원과 현원을 다시 점검했다. 그 결과,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전국 주요 지검·지청 상당수에서 검사 수가 더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생 사건을 담당하던 검사들이 줄어들면서 국민 생활과 직결된 형사사법 대응력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검찰 내부에 축적돼 온 수사 전문성과 현장 역량마저 빠르게 소실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본지가 올해 4월 22일 기준 전국 지방검찰청 60곳의 현원을 올해 1월 1일 기준 인원과 비교·분석한 결과, 검사 현원은 1822명(전체 정원의 86.8%)에서 1746명(83.2%)으로 감소해 3개월 만에 순인력 76명이 줄고 충원율도 3% 이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지방검찰청 60곳의 정원(2097명) 대비 351명이 부족한 수치로, 서울동부·남부·서부·북부지검 정원(315명)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서울중앙지검은 올해 1월 250명에서 4월 240명으로 3개월여 사이 10명 감소했다. 서울동부·남부·북부지검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 가운데 서울남부지검은 정원 109명인데도 현원이 1월 101명, 4월 97명에 그쳐 두 자릿수 결원이 이어졌다. 반면 서울서부지검은 1월 59명에서 4월 60명으로 1명 늘었다.

인천지검은 현원이 1월 106명에서 4월 95명으로 11명 줄어 전국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대구지검 역시 74명에서 64명으로 10명이 빠졌다.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핵심 청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수사 인력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차장검사를 둔 전국 10개 주요 지청의 사정도 심각했다. 안산·성남·고양·부천·천안·대구서부·부산동부·부산서부·순천지청 등 9곳은 1월보다 현원이 더 감소했다. 특히 천안지청은 4명, 안산·부산동부·순천지청은 각각 3명씩 줄었다. 안양지청만 2명 늘었지만, 정원 34명 중 현원은 25명에 그쳐 여전히 큰 결원을 안고 있었다.

반면 1월보다 검사 수가 늘어난 곳은 전국 60개 검찰청 가운데 13곳에 그쳤다. 남양주·여주·안양·경주지청은 각각 2명씩 충원됐으며, 서울서부지검과 함께 공주·논산·서산·제천·마산·진주·군산·남원지청 등은 1명씩 증가했다. 다만 대부분 소규모 지청 중심의 미세한 증원에 그쳐, 전국적으로 확산한 인력 공백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원과 현원이 동일한 지청은 영월·논산·충주·해남지청 등 모두 4곳으로 파악됐다.

특검 파견 확대도 공백을 키우고 있다. 올해 1월 1일 기준 특검·상설특검 파견 검사는 모두 59명이었으나, 4월 21일 기준으로는 내란 특검 23명, 김건희 특검 21명, 순직해병 특검 8명, 상설특검 2명, 2차 종합특검 13명 등 모두 67명으로 늘었다. 파견 검사 수만 보면 서울서부지검 정원(63명)과 맞먹는 규모다.

매달 가속화하는 검사 부족 현상은 일선 민생 수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형사 사건이 갈수록 지능화·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수사를 담당할 검사 수가 부족해 사건 처리 지연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전체 미제 사건은 모두 12만326건(2021년 이후 불송치·수사중지 송부기록 검토 건수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개월 초과 미제는 2만4966건, 6개월 초과 장기 미제는 2만374건에 달했다. 인력 부족이 누적되면서 사건 적체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제 사건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가장 일을 많이 하던 '허리급 검사'들의 이탈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 경험이 많은 중견 검사들이 사직하거나 특검으로 이동하면서 사건 지휘·후배 교육·공판 대응의 핵심 축이 동시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검찰청은 인력이 모자라 초임 검사들이 충분한 경험 없이 곧바로 실전에 투입, 사건 처리 장기화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1일부터 4월 22일까지 사직한 검사 68명 가운데 11년 이상 경력 검사가 51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5년 이상 10년 이하가 9명, 5년 미만은 8명이었다.

대검찰청은 최근 특검 파견 확대와 휴직·사직 증가가 맞물리며 일선 검찰청의 실근무 검사 수가 줄어 전국적인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실근무 검사 부족으로 3개월·6개월 초과 장기 미제 사건 비중이 늘어나 사건 처리 지연이 고착화하고, 그 부담이 국민 불편으로 가중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다 결원 발생 내지 격무 검찰청에 대한 파견을 통한 인력 보충·조정, 사건 처리 전결 범위 조정 등 현재 강구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며 "특검 파견 검사의 복귀 등으로 실근무 검사 수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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