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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vs 이찬우, ‘빅4 금융그룹’ 놓고 우리·NH 경쟁 치열…승부처는 비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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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6. 04. 29. 18:00

농협, 1분기 투자증권 호실적에 4위 탈환
우리, 증권·보험 지분 키우며 반격 채비
M&A 투자 등 비은행 경쟁력 강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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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금융그룹 위상을 두고 우리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그룹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농협금융을 크게 앞섰던 우리금융이 올해 1분기에는 빅4 자리를 농협금융에 내줬다.

증권 등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이 그룹의 향방을 갈랐다. 우리금융 비은행 자회사의 기여도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개선됐지만, NH투자증권이라는 알짜 자회사를 두고 있는 농협금융을 넘지 못했다.

올해 2기 체제를 시작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그룹 자원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8월에는 동양생명 완전자회사화에 수천억원의 실탄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도 비은행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비은행 자회사 핵심 NH투자증권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지만, 지분율 한계로 60%가량만 그룹 실적에 반영됐다. 이 회장 입장에선 NH투자증권 지분율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두 금융그룹 모두 수조원 규모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들의 수익 경쟁력 제고에 그룹 자원을 집중 투입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시장에선 빅4 금융그룹 위상을 넘어 리딩금융 경쟁에 나서기 위해서라도 비은행 자회사의 규모를 키우거나 추가 M&A(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이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이 올해 1분기 순이익으로 8688억원을 기록해 6038억원의 순익을 낸 우리금융을 따돌리고 4대 금융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는 3조1410억원을 기록한 우리금융에 빅4 자리를 내줬는데, 1년만에 빅4 자리를 다시 꿰찬 것이다.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순익은 각각 5310억원과 5577억원으로 유사한 규모를 기록했지만,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이 승패를 갈랐다. 비은행 부문 그룹 순익 기여도를 보면 우리금융이 지난해 9%에서 24%로 확대됐지만, 농협금융의 비은행 순익 비중이 40.5%를 기록하면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농협금융의 비은행 자회사의 기여도는 리딩금융인 KB금융(43%)에 이어 두 번째였다.

그룹 실적의 '키'를 잡았던 비은행 자회사는 증권이었다. 우리금융은 2024년 10년만에 우리투자증권을 재출범시켰고 지난해 1분기 10억원 수준에 그쳤던 순익은 올해 1분기 14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NH투자증권과 비교하면 갈길이 멀다. 업계 빅5 증권사 중 한 곳인 NH투자증권은 1분기에 4757억원의 순익을 기록,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농협금융이 58.93%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룹 실적으로 반영된 규모는 2803억원 규모다.

우리금융 비은행 자회사 전체 실적을 더한 순익보다 규모가 컸다. 농협금융의 주요 비은행 자회사 순익 규모는 3800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했음에도, 격차가 2배에 달했다.

이에 올해 2기 체제를 시작한 임종룡 회장은 비은행 자회사들의 수익성 강화에 그룹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임 회장은 첫 번째 작업으로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을 증자하고, 올해 8월에는 75% 수준에 그치고 있는 동양생명을 완전자회사화 할 계획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자본만 3000억원 규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우리투자증권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인력, 라이선스 등 핵심 사업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종합투자금융회사 및 초대형 IB 도약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은 1조원 증자를 받게 되면 자본이 2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된다. 자체 수익과 추가 증자를 통해 내년에는 자본 3조원을 달성하고, 종합투자금융회사 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또 동양생명 완전자회사를 통해 순익 확대도 기대된다. 최근 ABL생명과의 통합 절차에도 착수한 만큼 내년 자산 60조원의 업계 5위권 생보사로 출범하게 되면 운용비용 절감과 자본관리 집중도 제고 등의 효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의 비은행 자회사 추가 M&A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포트폴리오 내에 손해보험사가 없는 데다, 우리카드가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매물로 나와있는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의 잠재 인수 후보로 우리금융이 줄곧 거론되는 이유다.

우리금융은 충분한 실탄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회사 출자여력을 보여주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06.88%다. 활용 가능한 재원이 5조5000억원에 이른다. 증권사에 대한 1조원 출자와 동양생명 완전자회사를 위한 신주 발행 등을 고려해도 4조원 이상의 실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찬우 회장도 고민이 있다. 증시 호황으로 NH투자증권이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그룹에 반영되는 실적은 제한되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NH투자증권 지분율은 60% 수준이다. NH투자증권 보유 지분을 확대하는 것이 비은행 순익 기여도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농협금융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 지분율은 38% 수준이었지만, 매년 조금씩 확대해 올해 1분기 62%까지 늘렸다. 농협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8.93%로, 약 2조4000억원가량의 출자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M&A도 고민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리딩금융 경쟁보다 현재는 4위 경쟁이 더 치열한 모습"이라며 "KB금융과 신한금융 역시 적극적인 M&A를 통해 비은행 경쟁력을 키워온 만큼, 우리금융과 농협금융 역시 다양한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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