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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삼성바이오 내부 문서 논란, 깊어지는 노사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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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6. 05. 13. 18:00

아시아투데이최정아
"해당 자료는 내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자료이며, 외부로 나가게 된 경위는 알지 못한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위원장이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 경찰이 가려야 할 몫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조회 기록 한 줄이 노사 갈등의 새로운 뇌관이 됐다는 사실이다.

이번 논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서인 전자세금계산서 파일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불거졌다. 해당 자료에는 최근 언론사 광고 및 협찬 내역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 민감도가 높은 자료로 분류되는 파일이 외부로 흘러나간 것만으로도 사안은 가볍지 않다. 여기에 조회 기록에 노조위원장 이름이 찍혀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며 사태는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조회 기록뿐이다. 조회 기록이 곧 유출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실제 외부 유출 주체가 누구인지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사측이 인천연수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한 이상, 이번 사안으로 노사 갈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미 두 차례 법적 공방이 벌어졌고, 일대일 면담까지 무산되며 대화의 문이 상당 부분 닫혀 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정부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대화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2차 파업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한 뒤 현재는 연장·휴일근무 거부 방식의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지난 4일 생산 현장에 무단 출입한 노조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했고, 8일에는 박 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집행부 3명과 현장 관리자급 노조원 3명 등 총 6명을 추가로 형사고소했다. 최근 진행된 노사정 면담 역시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주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과 항체의약품 시장 포화 등으로 높은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 이슈까지 수주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노사 갈등이 성장 동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수록 이러한 우려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노사가 서로를 법정으로 끌고 가고 내부 정보 관리를 둘러싼 의혹까지 불거지는 상황은 어느 한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승자 없는 소모전은 결국 회사 경쟁력의 기반인 신뢰를 갉아먹는다. 그 피해는 결국 노사 모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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