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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영업익 30% 성과급”… 무파업 기조 흔들리는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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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5. 13. 17:59

[재계 노조發 리스크 촉각]
노조 "임원만 자사주 잔치" 반발 확산
AI·로보틱스 확대에 고용 불안 더해
주 4.5일제·정년 연장·고용 문제도
전동화·AI전환 따라 수위 높아질듯
기아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앞두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자사주와 성과급, 미래 고용 문제가 올해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5년 연속' 무파업 타결 기조가 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는 최근 사측에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전달했다. 공정한 성과 분배와 미래 고용 확보, 정년 연장, 근무 체계 개편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동화·AI 중심 산업 구조 전환 과정에서 생산과 고용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만 65세 연장과 주 4.5일제 도입, 출산 장려금 1억원 지급 등의 내용이 요구안에 담겼다. 지난해 기아 영업이익은 9조781억원으로 노조 요구를 단순 적용하면 성과급 규모만 약 2조7200억원에 달한다. 기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2조2051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임단협 최대 변수로는 '자사주 지급' 요구가 꼽힌다. 노조는 2만4468명 조합원에게 1인당 246주 이상의 자사주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아가 보유 중인 자사주 약 181만주 전체에 해당하는 규모다.

노조가 자사주 지급을 강하게 요구하는 배경에는 최근 임원 대상 '자사주 보상'이 자리 잡고 있다. 기아는 최근 송호성 사장을 포함한 임원 163명에게 약 5만3000여주 규모의 자사주를 성과 보상 형태로 지급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임원들만의 자사주 잔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개정 상법 시행으로 자사주 처분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노조가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사측이 임원에게 자사주를 우선 지급한 상황에서 노조 요구까지 맞물리며 갈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측의 부담이 적지 않다. 최근 몇년 간 기업가치 제고 정책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 요구대로 대규모 자사주를 지급할 경우 주주 반발과 주가 하락 우려가 동시에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 문제 역시 핵심 쟁점이다. 노조는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에 신기술·신기계 도입 시 노조와 사전 협의하도록 하는 조항과 총고용 보장 문구를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신공장 설립 단계부터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신규 프로젝트 추진 시 배터리·모터·감속기·연료전지 스택 등 핵심 부품을 국내 공장에서 자체 생산해야 한다는 요구도 포함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기반 생산 체계 확대가 장기적으로 인력 구조 재편과 해외 생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기아 노조가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 생산 주도권과 고용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등 자동화 기술이 생산 현장에 확대 적용될 경우 국내 생산 물량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 노사는 2021년 임단협에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무파업 타결'을 이룬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파업 없이 협상을 마무리했다. 다만 올해는 노조가 성과급과 자사주, 미래 고용 문제까지 전면에 내세우며 강경 기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협상 과정에서 노사 갈등 수위가 예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아 임단협은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자사주 배분과 미래 생산 전략, 고용 문제까지 동시에 얽혀 있다"며 "전동화와 AI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노사 간 충돌 수위도 예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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