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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급한불 꺾지만…대기업 교섭모델 구축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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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5. 21. 23:57

삼성전자 노사, 중노위 사후조정 결렬 뒤 장관 중재로 잠정 합의
성과급 산식·배분 기준 쟁점화…임금인상률 중심 교섭 한계
"보상체계 갈등, 단체교섭·조정 대상성 논란 남길 수도"
삼성전자 노사 잠정 합의안 서명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오른쪽)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에서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고 있다. /공동취재
삼성전자 총파업 위기는 잠정 합의로 일단 멈췄지만,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는 초대형 사업장 노사갈등을 기존 방식으로 조정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성과급 산식과 배분 기준처럼 기업 내부 보상체계 전반이 교섭 쟁점으로 올라오면서, 기존 임금 인상률 중심의 조정 방식만으로는 갈등을 흡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경기 수원의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노조는 21일로 예정했던 총파업을 유보하고 22일부터 27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넘게 이어진 노사갈등은 일단락된다.

그러나 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이후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고, 두 차례 사후조정도 성과 없이 끝났다. 파업 직전 열린 추가 교섭에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선 뒤에야 잠정 합의가 도출됐다. 노동부가 총파업을 막은 것은 성과지만, 대기업 노사갈등이 공식 조정 체계 안에서 해결되지 못한 한계도 함께 확인된 셈이다.

특히 이번 사례는 대기업 노사갈등의 쟁점이 임금인상률을 넘어 보상체계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조정 과정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노사 자율교섭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초대형 사업장의 갈등이 산업·경제 리스크로 번지기 전에 제도권 안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교섭은 통상적인 임금 인상률 협상을 넘어섰다. 막판까지 노사가 맞선 지점은 반도체 부문 성과급 재원과 사업부별 배분 방식, 적자 사업부 페널티, 자사주 지급 등 보상체계 전반이었다. 영업이익이나 사업부 성과를 기준으로 한 보상 요구가 확산되면 임금교섭은 기본급 인상률 조정을 넘어 기업의 투자 재원, 주주환원, 사업부 간 형평성까지 다루는 장으로 바뀔 수 있다. 노동위원회 조정도 단순한 임금 격차 조정보다 복잡한 이해관계 조정 능력을 요구받게 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갈등을 향후 노사관계의 "전초전"으로 보면서 "기존 임금협상이 인상률 중심이었다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요구하는 방식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과급 요구가 일회성 보상을 넘어 제도화될 경우 다른 대기업 임단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쟁점은 이런 보상체계 갈등이 노사분쟁으로 번졌을 때 어디까지 단체교섭과 노동위원회 조정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느냐는 데 있다.

김덕호 성균관대 교수는 "특별경영성과급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다"며 "이번에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했지만, 다른 사업장에서 같은 요구로 파업에 들어가면 교섭 대상인지, 쟁의행위 목적이 정당한지 따져볼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교섭 구조를 장기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구조적인 문제가 설계되지 않는 이상 교섭은 봉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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