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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3개월, 강해진 승부수’…대우·롯데, 전략 재정비해 성수4지구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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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5. 25. 17:33

입찰 무효 후 '빅매치' 재개…양사 모두 재입찰
3개월 공백 동안 대우는 설계·금융 등 강화 '분석'
롯데는 '르엘' 앞세운 랜드마크 전략 강화
금융지원 등 경쟁 과열 가능성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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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변 재개발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성동구 성수4지구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경쟁이 약 3개월의 공백 끝에 다시 막을 올렸다. 연초 입찰 무효라는 변수로 일정이 원점에서 재출발했지만,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이 기간을 경쟁력 보강 기회로 활용한 모습이다. 설계 완성도와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도 한층 강화하며 재입찰 무대에 복귀했다는 분석이다.

표면적으로는 같은 사업지에서 같은 두 건설사가 다시 맞붙는 구도지만 업계에서는 이전 수주전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게 보고 있다. 3개월간 각 사는 강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기간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총공사비 1조3000억원대에 달하는 상징성 높은 사업인 만큼 금융 조건 등을 둘러싼 과열 경쟁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성수4지구 재개발 조합이 정한 입찰보증금 납부 마감일인 지난 22일까지 각각 50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납부했다. 롯데건설은 하루 앞선 21일 보증금을 선납하며 참여 의사를 공식화했다. 26일 본입찰 마감을 앞두고 사실상 양자 대결 구도가 확정됐다는 평가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다음 달 27일 개최될 예정이다.

성수4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일대 약 8만9828㎡ 부지에 지하 6층~지상 64층, 1439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부대 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1조3628억원으로 올해 서울 도시정비사업 시장의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앞서 지난 2월 진행된 1차 입찰에서도 양사가 맞붙었지만, 서울시와 성동구청이 조합 운영과 건설사 홍보 과정에서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입찰이 무효 처리됐다. 이후 조합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전면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얼핏 보면 동일한 시공사 간 '리턴매치'에 불과하지만, 이 3개월이 최종 시공사 선정의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업계 분석도 적지 않다. 양사 모두 기존 강점은 더욱 강화하고, 시장에서 제기된 보완 과제는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에서다.

우선 대우건설은 이 기간을 기존 제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초 입찰에서 제시한 단지명 '더성수520'과 약 520m 길이의 한강 조망 특화 설계 구상은 이번 재입찰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두 차례 입찰 과정에서도 동일한 설계 철학과 개발 콘셉트를 유지한다는 점은 초고층 한강변 랜드마크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조합 내부에 이미 형성된 인지도와 선호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우건설은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리처드 마이어 설계사무소와 협업을 이어가며 설계 경쟁력 강화 작업을 지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적으로 설계와 상품 구성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셈이다. 1차 입찰 당시 업계 최저 수준으로 평가받은 'CD금리 대비 0.5%포인트 차감' 사업비 조달 조건을 제시해 조합의 관심을 끌었던 만큼, 이번 재입찰에서 어떤 금융 조건을 내놓을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같은 기간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LE-EL)'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극동 재건축과 성동구 금호21구역 재개발 등 핵심 정비사업 수주를 이어간 데다, 분양시장에서도 용산구 이촌 르엘과 송파구 잠실 르엘 등이 잇따라 '완판'(100% 계약 완료)되며 브랜드 프리미엄을 입증했다.

설계 전략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롯데건설은 최근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립한 글로벌 건축설계사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DCA)와 함께 '차세대 하이퍼엔드 주거'를 주제로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했다. 자연·문화·예술이 어우러지는 복합 주거 공간 구현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롯데월드타워 시공 경험과 르엘 브랜드, 글로벌 설계 역량을 결합한 랜드마크 전략을 성수4지구 제안서에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수주전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핵심은 금융 조건이다. 재입찰에서는 금융지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 조합은 이번 입찰 안내서에 '은행 금리 이하 자금 대여' 조항을 새롭게 포함했다. 조합은 이와 함께 서울시 내 하이엔드 1000가구 이상 준공 실적 제출, 보도자료를 활용한 홍보 제한 등 관리 기준도 강화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개적 창구를 통한 양사의 홍보 활동이 제한될수록 오히려 금융지원과 사업 조건 등 비(非)가시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금융 조건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면 결국 건설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공사 진행 과정에서 조합과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며 "성수4지구 상징성이 워낙 큰 만큼 양사 모두 다소 무리한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수주를 확보하려는 유인이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주전의 귀추가 향후 압구정·여의도·한남 등 서울 핵심 정비사업 경쟁 방식에도 선례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업계 전반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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