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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협상 잔혹사] 교섭 앞두고 팽팽한 대치… 핵심은 AI·로봇 생산체계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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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5. 27. 17:58

성과급·충원 등 7차까지 평행선
SDV 전환, 자동화 투자 중요성↑
제조업 전환기 속 첫 시험대 주목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팽팽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휴머노이드 로봇 도입과 생산 자동화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다.

1987년 현대차 노조 창립 이후 39년간 파업과 대치를 반복해 온 현대차 노사가 미래 생산체계 개편 문제를 두고 강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올해 임단협은 단순 임금 협상이 아닌 '고용 안정'과 '생산 혁신'이 충돌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울산공장에서 제7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지난 6일 상견례 이후 한 달 가까이 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은 여전하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상여금 800% 인상, 정년 연장과 함께 전년도 순이익의 30% 수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10조3648억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조1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완전월급제 도입,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 인력의 정규직 신규 채용, AI·로봇 도입 시 노사 사전 협의 의무화도 요구안에 담겼다.

반면 사측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와 미국 관세 부담, 중국 전기차 공세 속에서 미래 투자 재원 확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과 생산 혁신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생산 효율성을 높일 자동화 투자를 늦출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 노사의 대립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설립 직후 21일간 파업을 벌였고 이후 구조조정과 통상임금, 성과급, 근무체계 개편 등을 둘러싸고 장기 파업과 부분파업, 생산 차질을 반복해왔다. 이후에도 장기 파업과 공장 점거, 그리고 강경 투쟁이 반복되며 국내 대표 강성 노조 이미지가 굳어졌다.

과거 노사 갈등은 현장 중심의 물리적 충돌 양상이 강했다. 최근에는 양상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여론전이 강화되면서 성과급과 연봉, 고용 안정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실시간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올해는 특히 '생산체계 개편'이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과거 임단협과 성격이 다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생산·품질·물류를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통합 관리하는 SDF(소프트웨어 중심 공장) 추진 조직을 신설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투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현대차·기아 공장에 2만5000대 이상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구상도 구체화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생산 현장 자동화가 장기적으로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로봇 도입 전 노사 협의를 단체 협약에 명문화하고 정년퇴직 인원을 정규직으로 충원해 고용 안전장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사내하청 노조 사용자성 판단도 변수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향후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할 경우 정규직 노조뿐 아니라 하청 노조와의 교섭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임단협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제조업 전환기 '고용 안정'과 '생산 혁신'이 정면 충돌하는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가격 경쟁이 극단적으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산 저가 차량과 부품 유입이 늘어나는 가운데 생산비 부담이 커지면 장기적으로 국산차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가 정규직 신규 채용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자연 감소에 따른 조합원 축소 우려도 깔려 있다"며 "입장에선 조직 규모 유지가 협상력과 직결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미래차 전환기에는 고용 안정과 함께 생산성·원가 경쟁력을 어떻게 균형 있게 가져갈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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