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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대전에서 대형 참사가 벌어질 때마다 대책 없는 말만 무성했다. 사고 뒤 목소리는 컸지만, 현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체감하기 어려웠다. 이번 사고도 이와 꼭 닮았다.
또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고는 추진체 제작 관련 세척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해당 공정의 위험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위험하지 않다고 여긴 곳에서 5명이 숨졌다. 사측의 설명만으로도 현장의 안전 인식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짐작된다.
돌이켜 보자. 해당 사업장에선 2018년 폭발사고로 5명이 숨졌고, 2019년에도 폭발사고로 3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그리고 2026년, 다시 폭발사고가 났다. 불과 10년도 안 돼 한 사업장에서 세 차례 폭발사고가 반복됐고, 십수 명이 목숨을 잃었다.
더 큰 문제는 경고가 없었던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2018년 사고 직후 노동부 특별감독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486건 적발됐고, 이듬해에도 82건이 다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위험물 예방규정상 재해예방교육 미이행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도 있다.
그런데도 세 번째 참사를 막지 못했다면 안전불감증이라해도 할 말이 없다. 보안을 중시하는 방산업체라면 외부 감시가 제한되는 만큼 스스로 더 엄격했어야 한다.
대전의 대형 안전사고는 이 업체만의 일도 아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 안전공업 참사까지 대전은 여러 차례 대형 인명피해를 겪었다. 그때마다 관계기관은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사고 뒤 다짐은 언제나 신속했고, 표현은 늘 비슷했다.
해당 기업은 고개를 숙이고, 행정은 대책회의를 열고, 감독기관은 조사에 들어간다. 여기에 유감, 송구, 철저, 엄정, 재발방지 따위의 수사가 동원된다. 시민들의 분노와 불안을 잠재우는 데는 그럴듯하다. 문제는 그 말들이 현장의 위험을 줄이는 데는 번번이 실패했다는 점이다.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사측 자체점검 대상이었지만, 규모상 점검 결과를 소방서에 보고할 의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법규상 보고 의무가 없었다 해도, 화약과 추진체를 다루는 위험시설까지 이런 방식으로 관리됐다면 그 자체가 안전 사각지대다.
노동부는 전담수사팀을 꾸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 이행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위반사항 몇 줄, 사과문 한 장, 재발방지 대책 몇 쪽으로 끝난다면 결론은 뻔하다.
무엇보다 사고의 징후를 미리 살피고, 생산성보다 사람의 생명을 먼저 생각할 때 비로소 안전한 일터로 거듭날 수 있다.
대전지역 대형 사고 사업장들의 안전관리는 그동안 외면과 공염불 속에 번번이 실기했다. 사고의 불법행위와 안전수칙 위반 여부를 적당히 봉합하고, 마음에 와닿지 않는 추도사 한 줄로 유족을 위로할 일이 아니다.
차제에 사고 사업장의 안전수칙 위반 여부를 끝까지 따지고, 위반이 확인된다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인명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할 때만 이런 후진적 안전사고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