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출신 리더 협업 강조
데이터 활용·투트랙 전략 고도화
|
업계에서는 이를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개발 방향과 조직 운영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거친 박 본부장이 현대차그룹에 '실행 우선(Execution-first)'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박 본부장은 오는 9월 미국 실리콘밸리 세너제이에서 열리는 'HMG 테크 탤런트 포럼'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래는 누가 기술을 먼저 개발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시장에 확장(Scale-up)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실행 우선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신뢰도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언이 단순한 기술 비전 제시를 넘어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조직 운영 방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취임한 박 본부장은 최근 취임 100일을 넘겼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과 엔비디아 자율주행 조직을 경험한 그는 빠른 실행과 반복적인 개선을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식 개발 문화를 현대차그룹에 접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해 하반기 자율주행 페이스카 공개를 앞두고 실제 성과물을 시장에 선보여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도 실행력 강조의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 자율주행 산업이 기술 선도 경쟁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상용화 속도와 데이터 축적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실제로 웨이모를 비롯해 테슬라와 중국 자율주행 기업들은 서비스 확대와 데이터 확보 경쟁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본부장의 메시지는 사실상 내부 조직을 향한 주문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취임 이후 타운홀 미팅과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긍정적인 마찰로 전환해야 한다"며 "치열한 토론 끝에 결정이 내려지면 조직 전체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실패에 대한 책임은 리더가 지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와 포티투닷, 모셔널 등 여러 조직이 자율주행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기술 개발 못지않게 조직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송창현 전 사장 체제 이후 조직 간 역할 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이견을 최소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본부장은 자율주행 기술 확보 전략으로 글로벌 협력과 기술 내재화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도 제시했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통해 상용화 역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체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모델을 고도화해 궁극적으로 안전성과 신뢰성을 내재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포티투닷, 모셔널 등이 데이터를 공동 활용하는 '데이터 유니언(Data Union)'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 확보부터 모델 개선, 양산 적용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 구조를 통해 자율주행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박 본부장은 "파트너십을 통해 축적되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현대차그룹의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것"이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우리 기술로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로보틱스를 자율주행과 피지컬 AI를 연결하는 미래 전략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박 본부장은 "기술은 구현 가능성을 증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상용화와 대규모 양산으로 이어져 실제 사람들의 삶을 돕는 최고의 기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HMG 테크 탤런트 포럼 2026'을 통해 글로벌 우수 인재들과의 기술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행사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만프레드 하러 R&D 본부장 사장 등과 함께 포럼의 메인 세션인 키노트 스피치에 참석하고, 리더스 패널 토크에도 참여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