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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이후 장동혁 대표를 둘러싼 책임론이 거세지자 국민의힘 관계자가 던진 말이다. 농담처럼 나온 한마디였지만, 당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에게 비대위는 이제 낯선 체제가 아니다.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꾼 이후를 돌아보면 정식 지도부보다 비대위 체제가 더 익숙할 정도다. 국민의힘 출범 이후 선출된 당대표는 4명인 반면 비대위원장은 8명에 달했다. 비대위원장이 당대표보다 두 배나 많았던 셈이다. 당의 비상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출범하는 임시 지도체제가 오히려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지도체제로 자리 잡은 듯한 모습이다.
비대위는 말 그대로 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꾸려지는 임시 지도체제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는 비상 상황이 반복되면서 비대위 역시 반복됐다. 비상이 반복되자 어느새 비상은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 됐다.
6·3 지방선거 이후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장동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도부 총사퇴와 비대위 전환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최고위원까지 공개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국민의힘의 역대 비대위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비대위는 출범할 때마다 쇄신과 당 수습을 내걸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당장의 위기를 관리하는 데 그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실제 김종인 비대위는 당명교체를 통한 쇄신을 이끌며 변화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비대위 이후에도 당내 갈등과 지도체제를 둘러싼 논라은 이어졌다. 이준석 대표 체제가 무너진 뒤 출범한 주호영·정진석 비대위는 법원 판단으로 혼란을 겪는 가운데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4·10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한동훈 비대위는 총선 승리를 목표로 했지만 패배와 함께 4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뒤이어 출범한 황우여 비대위는 총선 참패 이후 조기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역할에 그쳤고,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출범한 권영세 비대위와 조기 대선을 준비한 김용태 비대위 역시 당면한 위기를 수습하는 데 집중해야 했다.
물론 비대위에 모든 책임을 돌릴 수는 없다. 비대위는 애초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출범하는 조직인 만큼 한계가 분명하다. 다만 국민의힘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비대위를 반복했고, 그때마다 갈등의 원인을 해결하기보다 다음 지도체제를 준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비대위가 위기를 끝내는 출구라기보다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기 위한 임시 처방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결국 중요한 것은 비대위라는 간판이 아니다. 누구를 비대위원장으로 세우느냐보다 왜 국민의힘이 반복해서 비상 상황에 놓이는지에 대한 성찰이 먼저다. 지도체제만 바꾸는 것으로 위기의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 비대위가 반복되는 정당이 아니라 비대위가 필요 없는 정당으로 바뀌는 것이 진정한 쇄신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