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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국민의 권리가 개혁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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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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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권리를 지키지 못한 개혁은 실패로 평가될 것
법안심사제1소위-02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장에 형사소송법 개정안 법안심사 자료가 놓여 있다. /이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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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지환혁 차장
개혁의 중심에서 피해자가 사라졌다. 검찰개혁 논의에서 정부여당은 검찰 권한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조직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번 개혁으로 국민의 권리는 과연 지금보다 더 두텁게 보호될 것인가.

검찰개혁은 권한을 줄였다는 이유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피해자의 권리를 더 두텁게 보호하지 못하는 개혁은 실패로 평가될 것이다. 국민의 권리가 빠진 검찰개혁은 제도의 개편일 뿐, 사법개혁이 아니다.

형사사법제도의 목적은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피의자의 적법절차를 보장하며, 국민이 공정한 사법절차를 신뢰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검찰개혁 역시 같은 기준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권한이 어느 기관으로 이동했는지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가 얼마나 두텁게 보호되는지가 개혁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개혁 논의는 아쉬움이 크다. 검찰 권한을 줄이는 방안은 촘촘하게 논의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검찰 권한을 줄인 뒤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어떻게 보완하고, 피해자가 어떻게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충분하지 않다.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대부분의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핵심 수사기관이 됐다. 그러나 현실의 수사는 언제나 완전할 수 없다. 아무리 성실한 수사라도 한 번의 수사만으로 모든 사실관계를 빠짐없이 밝혀내기는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수사의 무오류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한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절차를 갖추는 일이다. 최근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에서 제기된 증거 누락과 사건 은폐·축소 의혹은 수사 오류를 바로잡을 절차가 결국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안전장치라는 점을 보여줬다.

보완수사권은 바로 그런 절차다. 검찰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피해자의 권리를 위한 제도다. 놓친 증거를 다시 찾고, 누락된 진술을 살피고, 잘못된 법률 판단을 바로잡는 과정의 최종 수혜자는 국가기관이 아니라 피해자, 나아가 국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6만5913건에 달했다. 이 수치를 곧바로 경찰 수사의 부실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한 번의 수사만으로 모든 사건이 완결되지 않는다는 현실만큼은 분명히 보여준다.

결국 검찰 권한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얼마나 두텁게 보호하느냐가 개혁의 기준이다. 피해자가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통로를 넓히고,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을 절차를 촘촘히 마련하며, 어느 기관이 사건을 맡더라도 국민이 공정한 절차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개혁의 목적이어야 한다.

국민의 권리가 중심에 서지 못한 검찰개혁은 이름만 바뀐 제도에 그칠 뿐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정의로 이어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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