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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프진 도입에 갑론을박…입법 공백·안전망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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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7.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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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약 불법 유통 지난해만 682건
관계부처 논의 시작…품목허가 심사 장기표류
처방 기준부터 부작용·의료진 책임 범위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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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약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AP 연합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으로 먹는 임신중지약 '미프진' 도입 논의가 재개됐지만, 법적 기준과 의료 안전망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처방 기준과 의료진의 책임 범위, 복용 후 응급대응 체계 등이 향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날 국민의힘 조배숙·김미애·백종헌 의원 등은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낙태약물 무법적 허용의 문제점'을 주제로 긴급 학술 세미나를 열고, 임신중지 허용 범위에 관한 법적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의사의 재량으로 약물 사용을 허용할 경우 의료현장의 혼란과 법적 분쟁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제30회 국무회의에서 관련 법률 개정 전이라도 임신중지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임신중지를 허용하는 주수를 법으로 정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며 의사의 재량에 맡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해외 직접구매 등 불분명한 경로를 통해 약물을 사용하는 현실을 제도 밖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후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참여하는 관계부처 협의에 착수했다. 그러나 임신중지 허용 범위와 주수 등을 먼저 법률로 정해야 하는지를 놓고 부처와 정치권, 의료계·여성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임신중지 의약품은 없다. 현대약품은 2021년 영국 라인파마인터내셔널과 계약을 체결하고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복합제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보완자료 제출 문제로 자진 취하했다. 이후 2023년과 2024년 다시 신청했으며 세 번째 신청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허가가 장기간 표류하는 사이 온라인 불법 유통은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임신중지 의약품 관련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광고 적발 건수는 2021년 414건에서 지난해 682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1~5월까지 218건이 적발됐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공식으로 언급한만큼 향후 논의에서는 품목허가 여부를 넘어 실제 의료현장에서 적용할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처방할 수 있는 의료기관과 진료과목, 의료인의 범위를 정하고 임신 주수와 자궁 내 임신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지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면 진료와 초음파검사 의무화 여부, 비대면 진료나 약국 조제를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지도 쟁점이다.

복용 이후의 안전관리 체계도 필요하다. 과다출혈이나 감염, 불완전 유산, 임신 지속 등이 발생했을 때 담당할 기관을 정하고, 응급진료나 수술이 필요할 경우 환자를 즉시 전원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산부인과가 부족한 농어촌에서는 약이 허가돼도 처방과 사후관리를 받을 의료기관을 찾기 어려울 수 있어 지역별 의료 접근성 대책도 요구된다.

공혜원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사무국장은 "임신중지약은 식약처가 허가하면 도입할 수 있다"며 "정부는 모자보건법상 허용 주수 등 법적 기준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우선 의약품을 도입한 뒤 처방과 복용, 사후관리 등 보건의료체계 전반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적 임신중지는 초기 임신중지에 효과적으로 활용되는 방법이며, 임신 주수와 상황에 따라 사용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까지 고려하면 산부인과 전문의만 처방하도록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처는 관계부처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논의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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