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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301조로 관세벽 복원…한국 12.5% 상한 뒤 ‘과잉생산 관세’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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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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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글로벌 10% 관세 만료와 동시에 새 관세 체계 가동
닛케이, 한국·일본 경감 조치 평가…15% 상한보다 낮은 수준 설정
과잉생산 조사 결과 대기…15% 한·미 합의 상한 재시험 가능성
그리어 대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된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3일(현지시간) 강제노동 제품의 수입 차단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60개 경제권에 10∼12.5% 관세를 확정했다.

한국·일본·스위스의 면제 대상이 아닌 제품에는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와 신규 관세의 합계가 12.5%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경감 조치가 적용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별도로 진행하는 과잉생산 능력 조사가 추가 관세로 이어질지가 다음 변수다.

◇ USTR, 무역법 301조로 60개 경제권에 10∼12.5% 관세 확정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974년 무역법 301조를 적용해 60개 경제권에 최종 조치를 내렸다. 새 관세는 24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1시 1분) 발효된다. 같은 시각 무역법 122조에 따른 임시 10% 글로벌 관세가 만료돼 관세 공백은 발생하지 않는다.

60개 경제권에는 27개 회원국이 있는 유럽연합(EU)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포함돼 실제로는 80개 넘는 국가·지역이 적용 대상이다. 이들 경제권은 미국 수입의 약 99%를 차지한다. USTR은 강제노동 제품 수입을 금지하거나 실효적으로 집행하지 않은 관행이 미국 기업을 불공정한 경쟁에 노출했다고 판단했다.

USTR은 3월 12일 60건의 조사를 시작했다. USTR은 두 차례 공개 청문회와 2100건 이상의 의견 수렴을 거쳤고, 45개 넘는 대상국 정부와 협의했다. 6월 예비조치 발표 뒤에는 서면 의견 1600건 이상을 검토했고, 7월 청문회에서 증인 100명 이상의 진술을 들었다.

그리어 대표는 "수십년간 도덕적 설득(moral suasion)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을 근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거의 100년 동안 강제노동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엄격하게 집행했다며 무역파트너들도 같은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어 대표는 강제노동을 인권 침해이자 무역 왜곡 행위로 규정했다.

트럼프 상호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57개 경제주체(56개국·지역+유럽연합<EU>)별 상호 관세율이 적힌 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AP·연합
◇한국·일본·스위스, 최혜국대우 합산 12.5% 상한 적용…EU·대만은 10%

USTR은 60개 경제권을 네 그룹으로 나눴다. EU와 대만에는 기존 MFN 관세를 반영해 전체 관세가 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경감조치가 적용된다.

USTR은 한국·일본·스위스의 대상 제품에 기존 MFN 관세율을 뺀 만큼의 301조 관세를 부과해 총관세율을 12.5%로 맞추기로 했다.

한국 제품에 기존 관세와 별도로 12.5%를 일률적으로 추가하는 구조가 아니다. 한·미 무역합의의 15% 상한과 비교하면 실제 상한이 2.5%포인트 낮게 설정됐지만, 기존 15% 관세 자체를 12.5%로 인하한 조치는 아니다.

강제노동 제품 수입금지 제도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약속한 영국·캐나다·멕시코·인도 등 17개 경제권에는 10%가 적용된다. 중국·호주·브라질·홍콩·이스라엘·페루·필리핀·사우디아라비아·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나머지 38개 경제권에는 12.5%가 부과된다.

전체 분류는 2개, 17개, 3개, 38개 경제권으로 합계 60개다. USTR도 한국·일본·스위스를 MFN 관세를 차감한 12.5% 적용 대상으로 구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한국과 일본에 적용된 12.5% 상한을 기존 무역합의의 15%보다 낮은 경감 조치로 평가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기존 관세와 신규 관세의 합계가 12.5%를 넘지 않도록 요구했고, USTR가 이를 반영했다고 전했다. 한국과 스위스에도 같은 방식이 적용됐다.

인도는 6월 예비안에서 12.5% 적용 대상으로 분류됐지만 강제노동 제품 수입금지 조치를 도입한 뒤 10%로 낮아졌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련 제도를 개선한 국가가 12.5%에서 10%로 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은 조사 대상 가운데 강제노동 규제를 충분히 집행하는 경제권이 없다고 판단해 관세를 0%까지 낮출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관세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1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백악관 집무실 사진에 '관세 왕'이 적혀 있다./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 트럼프 행정부, 301조로 상호관세 공백 메워…품목별 중복은 제외

새 관세는 원유·천연가스·비료와 미국에서 충분히 생산할 수 없는 원자재에 적용되지 않는다. 관세가 경제 전반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품목도 제외한다. 자동차와 부품, 철강·알루미늄, 의약품처럼 국가안보 또는 산업별 관세가 적용되는 제품에도 중복 부과하지 않는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원산지 기준을 충족한 상품도 제외된다. 새 관세 발효 전에 선적돼 운송 중인 제품은 28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오후 1시 1분)까지 미국에서 통관하면 새 관세를 면제받는다.

이번 조치는 연방대법원이 무효로 한 상호관세를 더 강한 법적 근거로 복원하려는 시도로 평가됐다. 무역법 301조는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외국 정부의 행위가 미국 무역을 제한한다고 판단하면 조사와 의견 수렴을 거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WSJ는 무역법 301조가 여러 차례 관세 부과에 활용돼 법적 토대가 비교적 견고하다고 전했다. 이 조항에 따른 관세는 기한 없이 유지할 수 있고, 대통령이 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 무역법 전문가들은 조사 절차의 정밀성이 과거보다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어도 법률이 관세 산정에 수학적 정밀성을 요구하지 않아 법원의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피터 해럴 전 조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USTR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강제노동 조사를 구실로 활용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리처드 닐 하원의원(매사추세츠주)도 글로벌 관세 만료 시점에 강제노동을 명분으로 내세운 조치는 지나치게 편리하다고 비판했다.

한미 무역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네번째)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테이블 우측 가운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구 부총리 우측)·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좌측) 등 한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2025년 7월 30일 백악관에서 한·미 협상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 장관(타이블 좌측 오른쪽 두번째)이 8월 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사진.
◇ 미 기업, 상호관세 환급 진행…나이키 1조4646억원 회수 예상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연방대법원이 위법으로 판단한 상호관세를 미국 수입업체에 돌려주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상호관세를 납부한 수천개 미국 기업이다.

나이키는 환급액이 약 10억달러(1조464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상호관세가 미국 수입기업에 부과한 직접 비용을 보여준다.

매슈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환급과 별개로 관세가 앞으로 계속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 무역법 301조 관세가 기존 글로벌 관세를 즉시 대체하면서 미국 기업의 관세 부담 구조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앤드영(EY)의 블레이크 하든 무역 전문가는 USTR이 보다 신중하고 엄격한 조사 절차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절차가 달라져도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관세 체계를 재구축하려는 의도는 바뀌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 피치레이팅스, 즉각 충격 제한 평가…과잉생산 관세 중첩 위험 경고

새 관세율은 만료되는 10% 글로벌 관세와 큰 차이가 없어 즉각적인 경제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분석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새 제도가 미국의 실효관세율을 기존 10.7%에서 약 0.5%포인트 높이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의 올루 소놀라 미국 경제 책임자는 이번 조치를 "충격보다 소음이 크다(more noise than shock)"고 평가했다. 그는 실질적인 위험은 USTR이 별도로 진행하는 과잉생산 능력(excess capacity) 조사에 있다고 지적했다.

USTR은 지난 3월 강제노동 조사와 함께 각국 제조업의 구조적 과잉생산 능력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시작했다. 한국은 두 조사에 모두 포함됐다. 그리어 대표는 과잉생산 조사가 강제노동 조사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며 법률이 요구하는 절차를 충실히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과잉생산 조사 결과의 발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관세가 강제노동 관세 위에 중첩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소놀라 책임자는 과잉생산 관세가 광범위하게 적용돼 전체 세율을 2025년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부담을 외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전쟁으로 에너지·식품·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수입업체에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정치적 위험이라고 분석했다. 관세가 생활비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민주당이 집중하는 고물가 문제가 더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 외에도 관세법 338조와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하고 있다.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는 8월 19일부터 50% 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미국은 브라질 일부 제품에도 무역법 301조에 따라 25%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강제노동 관세에서 기존 MFN 관세를 포함한 12.5% 상한을 적용받았다. 다만 과잉생산 관세가 별도로 부과되거나 기존 관세와 중첩되면 한·미 무역합의의 15% 상한 적용 여부가 다시 쟁점이 될 수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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