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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5개월 싸우고도 승자 없었다…호르무즈·홍해 이중 위협에 확전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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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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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이란 기반시설 타격에도 호르무즈 재개방 실패…이란도 공습 저지 못해
브렌트유 장중 100달러 돌파…세계 원유 공급 25% 위험권·금리 부담 확대
트럼프, 추가 공습과 합의 사이 선택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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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이란전쟁 전사 장병 유해 귀환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AFP·연합
미군은 13일 연속 대(對)이란 공습을 23일 오후 9시(미국 국동부시간·한국시간 24일 오전 10시) 종료한 뒤 24일부터 이틀 연속 추가 공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후티 반군이 25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과 홍해 원유 수송로를 겨냥하면서 전쟁은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군사력으로 결정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오만 중재와 미국의 공습 재개 여부, 이란 새 지도부의 핵 노선이 다음 변수로 떠올랐다.

IRAN-CRISIS/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22일(현지시간) 이란 공습 장면이라고 공개한 영상 캡처로 미상 지역에 잔해가 흩어져 있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로이터·연합
◇ 미군, 이란 교량·통신·수자원시설까지 타격…호르무즈 재개방에는 실패

미군의 공습 중단은 지난 2주간 타격 범위가 크게 넓어진 뒤 나왔다. 미군은 지난 7일부터 이란 해군과 해안 방어망을 집중 공격했다. 방공 체계와 해안 레이더, 미사일·드론 생산시설, 발사대, 소형 함정이 초기 표적이었다. 반다르아바스와 케슘·아부무사·키시섬 등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공격이 집중됐다.

미군은 이후 해안의 군사시설에서 교통·통신 기반시설로 표적을 넓혔다. 공습은 반다르아바스 주변 교량 6개와 터널을 손상시켰다. 미군은 항만 해상 통신탑을 사흘간 공격해 파괴했다. 자스크 담수화 시설의 취수·펌프 장비도 피해를 봤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 1만명의 물 공급이 영향을 받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타격 범위는 이란 내륙과 수도 주변까지 확대됐다. 미군은 테헤란 외곽의 주요 미사일 생산시설인 코지르 군사단지를 공격했다. 이란 남부의 철도와 통신시설, 전력·수자원시설도 공습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미군의 화력 우위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란은 해협 봉쇄를 유지했다. 이란군은 걸프 지역 미군기지와 방공 레이더, 미군 숙소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이란 정부를 무너뜨리거나 핵 프로그램을 끝내지 못했고, 이란은 세계 에너지 공급을 압박하는 호르무즈 봉쇄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군사적 교착은 이란의 미사일 운용에서도 드러났다. 이란은 카이바르 셰칸(Kheibar Shekan)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미군기지 공격에 투입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900마일(약 1448㎞)이며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차량에 탑재해 신속히 발사할 수 있고 일부 기종은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이란은 비행경로와 속도가 다른 미사일에 고속 드론을 섞어 미군 방공망을 교란했다. 미군과 동맹국은 대부분을 요격했지만, 일부 미사일이 방어망을 뚫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비용 격차도 미국의 부담을 키웠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격탄 가격은 한 발당 200만~1500만달러(29억2620만∼219억4650만원)다. 카이바르 셰칸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요격탄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WSJ가 전했다.

WSJ는 미국과 이란이 모두 군사력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의 한계에 접근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란의 기반시설을 파괴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열지 못했다. 이란도 미군 공습을 막지 못했지만, 미사일과 역내 세력을 활용해 미국의 비용을 높였다.

브브엘만데브 해협
선박들이 25일(현지시간) 예멘 남부 해안 인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AFP·연합
◇ 후티, 사우디 아람코·홍해 수송로 겨냥…세계 원유 공급 25% 위험권

호르무즈 해협의 교착은 곧바로 홍해의 원유 수송로로 번졌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봉쇄를 피해 걸프 연안 원유를 동서 송유관으로 홍해의 얀부항까지 운송해왔다. 이 수출로는 하루 최대 500만배럴을 처리할 수 있다. 전쟁 전 사우디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700만배럴이었다.

후티는 이 우회로의 핵심 시설을 겨냥했다. 후티는 이날 얀부와 지잔의 아람코 시설을 탄도·순항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사우디 선박과 사우디 항구를 이용한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도 선언했다.

후티의 공격은 사우디 원유 수출의 출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운항 위험을 높였다. 이 해협은 홍해와 인도양을 연결한다. 세계 교역량의 약 12%와 컨테이너 물동량의 4분의 1이 통과한다.

해협 봉쇄가 강화되면 운항 거리는 크게 늘어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이용하면 아시아까지 약 19일이 걸린다. 선박이 아프리카를 우회하면 운항 기간은 48일로 늘어난다.

다만 후티의 봉쇄 선언이 선박 운항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해운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과 선박이 22일 35척에서 23일 43척으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10여척은 항로를 되돌렸다. 일부 선박은 위치를 숨기기 위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껐다.

실제 운항 차질에 앞서 보험시장이 먼저 반응했다. 런던 해상 보험사들은 사우디 항구에 기항했거나, 사우디와 연계된 선박에 대한 전쟁 위험 보험 제공을 제한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일부 보험사는 기존 계약 취소도 검토했다.

호르무즈와 홍해의 동시 위협은 원유 공급 위험을 넓혔다. 해운정보업체 윈드워드의 미셸 위스 보크먼 분석가는 두 해역의 긴장으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5%가 위험권에 들어갔다고 NYT에 말했다.

공급 우려는 국제유가에 즉각 반영됐다. 24일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00달러(14만6310원)를 돌파했다가 96.78달러(14만1599원)에 마감했다. 2주간 상승률은 약 27%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89.31달러(13만669원)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금융시장과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줬다. 시장이 반영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7월 금리 인상 확률은 일주일 전 13%에서 38%로 높아졌다고 FT가 전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주 연속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 7'은 한 주 동안 약 6% 떨어졌다.

하메네이 장례
수천 명의 이란 조문객들이 4일(현지시간)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와 가족들의 장례식이 진행된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대모살라 모스크에 모여 있다./UPI·연합
◇ 이란 정부, 하메네이 장례행사로 국가 결속 강조…시민은 통신 차단·생계난 호소

전선의 교착은 이란 내부에도 상반된 모습을 만들었다. NYT 취재진은 개전 이후 처음 입국을 허가받은 취재팀으로 7월 초 테헤란과 마슈하드를 방문했다. 취재진에는 이란 정부가 지정한 통역사와 안내원이 동행했다.

이란 정부는 전쟁 피해와 국가적 저항을 전면에 내세웠다. 테헤란 공항과 거리에는 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과 보복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정부는 대규모 장례식과 종교 행사를 통해 외국의 공격을 견뎌낸 국가의 결속을 강조했다.

그러나 공습 피해는 군사시설 밖에서도 확인됐다. 골레스탄 궁전은 인근 사법 시설 공격으로 훼손됐다. 샤리프공대와 우주연구센터, 아자디 스포츠단지도 파괴되거나 손상됐다.

공식 행사장에서는 보복 요구가 이어졌다. 장례식 참석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촉구했다. 일부 참석자는 외교적 타협을 거부하며 저항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테헤란 북부에서는 다른 일상이 펼쳐졌다. 젊은이들은 카페와 상점에 모였고, 여성들은 국가의 복장 규제와 다른 옷차림으로 거리를 다녔다. 이란 정부 안내원도 이 지역에서는 최고지도자의 사망이 없었던 일처럼 보인다고 말했다고 NYT가 전했다.

시민들의 침묵도 내부 분위기를 보여줬다. 시민들은 외국 기자에게 친절하게 접근했지만, 대부분 기록에 남는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들은 정부의 보복과 불이익을 우려했다.

정치적 긴장 아래에서는 경제적 피로가 누적됐다. 장기간의 인터넷 차단은 기술기업의 영업을 막고 해고로 이어졌다. 통화가치 하락은 구매력을 떨어뜨렸다. 대학 졸업자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고, 취업자들도 임금으로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정부 행사와 시민 생활의 격차도 불만을 키웠다. 일부 시민은 정부가 장례 행사에 물과 음식을 제공하면서도 일상적인 단수와 정전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NYT는 이란 사회에서 애도와 민족적 자부심, 정부에 대한 불만, 외국 개입에 대한 경계, 경제적 피로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WSJ는 이란 정권이 오랜 제재와 외부 압력을 견딘 경험을 갖고 있으며 미국보다 국내 정치적 압력에 덜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아람코
25일(현지시간) 예멘의 후티 반군이 공습한 사우디아라비아 지잔의 아람코 시설에서 연기 기둥이 치솟고 있다./소셜미디어(SNS) 영상 캡처·로이터·연합
◇ 트럼프, 이틀째 추가 공습 보류·협상 병행…이란 핵무장 유인, 장기 변수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공습과 협상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연속 공습 뒤 군이 제출한 새로운 타격안을 승인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더 현명한 전략은 이란과 합의하는 것"이라며 양측이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외교와 함께 군사적 압박도 유지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란의 대응을 '눈에는 눈'으로 표현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눈에는 머리(a head for an eye)"라고 말했다고 WSJ가 전했다.

현재의 교착은 6월 휴전 합의가 무너진 결과다. 미국과 이란은 6월 17일 14개 항의 휴전 합의를 체결했다. 미국은 공습을 멈추고, 이란의 한시적 원유 판매를 허용했다. 이란도 초기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러나 항로 운영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이란은 자국 해안과 가까운 북쪽 항로 이용을 요구했다. 상선들이 오만과 가까운 남쪽 항로를 이용하자 이란은 드론 공격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7일 유조선 3척이 공격받은 뒤 휴전 종료를 선언했다. 그는 이란의 원유 판매를 다시 제한하고,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했다.

짧은 휴전은 이란에 추가 자금을 제공했다. 이란은 휴전 기간 최대 60억달러(8조7786억원)의 원유를 판매했다고 미국의 대이란 강경 성향 단체 핵이란반대연합(UANI)이 추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도 일관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통항 선박에 20%의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가 걸프 동맹국의 반발 이후 철회했다. 미국과 영국은 호르무즈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한 국제해상연합 구성 회의를 다음주 영국 런던에서 추진하고 있다. 참여 검토국들은 해협 내 전투 중단을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단기 협상보다 더 큰 장기 변수는 이란의 핵 노선이다. 미국 정보당국은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친보다 첨단 핵무기 개발에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6월 휴전을 허용했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고 NYT가 전했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가동했다는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란은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지하시설로 원심분리기를 옮기는 등 핵 자산 보호조치를 취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의 로즈메리 켈라닉 중동 프로그램 이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의 핵무장 유인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이란의 핵확산을 막겠다는 명목상 목표에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만 대표단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란 테헤란을 방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오만 중재 결과와 미·이스라엘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공습 결정이 전쟁의 다음 방향을 가를 변수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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