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쓰촨성 청두, 예부터 풍요로운 '천부지국' 판다와 삼국지의 도시, '화화'와 유비의 공통점 힐튼 호텔 협업 프로그램, 정통 미식 깊은 맛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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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청두의 무후사. / 이장원 기자
우리에게 '삼국지'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중국 고전 소설 '삼국연의'(三國演義)에서 유비(劉備)는 남에게 양보하기 좋아하는 인물로 나온다. 그는 자신이 다스리던 서주(徐州)를 여포(呂布)에게 내주려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의뭉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유비는 이런 너그러움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유비는 지금의 쓰촨성 청두에 기반을 잡고 나라를 세운다. 공교롭게도 현재 청두에는 유비처럼 양보의 미덕을 아는 자이언트 판다 한 마리가 살고 있다. 중국 최고 인기 판다인 '화화'(花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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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후사의 유비 좌상. / 이장원 기자
판다의 고향인 쓰촨성 청두에 가면 '청두 자이언트 판다 번식연구기지'가 있다. 화화가 200여 마리의 판다들과 함께 사는 곳이다. 화화는 본명이 허화(和花)인데 주로 애칭인 화화로 불린다. 이 화화는 온순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다른 판다들이 눈앞의 죽순을 가져가도 다투지 않는다고 한다. 판다들이 자신을 밀쳐도 화를 내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어딘가 유비와 닮은 면이 있다. 화화는 동그란 얼굴에 둥그런 몸, 느린 행동으로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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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자이언트 판다 기지, 나무 위에서 자는 판다. /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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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자이언트 판다 번식연구기지에서 죽순을 먹는 판다. / 이장원 기자
화화가 사는 판다 번식연구기지에는 판다를 보러온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대나무 위에 걸쳐서 자는 판다, 죽순을 먹는 판다, 반신욕을 즐기는 판다 등 각종 판다를 만난다. 물론 보고 싶은 판다를 항상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방문 시점에서 누가 활동하고 있을지는 운에 맡겨야 한다. 혹시 화화를 보지 못했다고 해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이곳에는 쓰촨이 고향인 또 다른 영물 '레서 판다'와 '황금들창코원숭이'도 산다. 판다라는 이름의 원조인 레서 판다는 앙증맞은 모습으로, 손오공을 연상시키는 황금들창코원숭이는 자못 위엄있는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판다 번식연구기지는 전체 면적이 3.07㎢로, 여의도보다도 크다. 대나무숲으로 둘러싸인 쾌적한 공원이 조성돼 있는데, 하이라이트만 보는 데도 보통 3시간 정도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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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서 판다. / 이장원 기자
판다 구경의 효율을 조금 높이고자 한다면 숙소와 연계한 여행 일정을 계획해 볼 수 있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인 힐튼은 화화와 협업한 '판다 화화 팸퍼 유어 스테이' 캠페인을 올해 업그레이드해 중국 전역 140여개 호텔에서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는 판다 번식연구기지 투어와 판다 테마 교육 프로그램 등 회원 맞춤형 체험을 새롭게 도입했다. 참가자는 특별 입장 패스스트랙과 전용 트램을 이용할 수 있어, 기지 탐방이 한결 편리해진다. 전문 해설을 통해 판다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도 있다. 판다 영양사가 돼 먹이 '워터우'를 만들고, 새끼 판다의 무게를 재는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이 참여할 만 하다. 오는 31일까지 테마 패키지를 이용해 호텔에서 묵으면 블라인드 박스도 받을 수 있다. 화화가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귀엽게 재현한 캐릭터 상품으로, 지난해 호평을 받아 올해 히든 에디션인 '힐튼 아너스 화화'와 함께 재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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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자오즈 공원과 월도프 아스토리아 청두. / 이장원 기자
청두에서는 힐튼의 럭셔리 브랜드 월도프 아스토리아에서 테마 캠페인 이용이 가능하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청두는 중국에서 3번째로 문을 연 월도프 아스토리아로, 2026년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서 4성에 선정되는 등 숙박 체험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 이용객들 사이에선 호텔 곳곳에 전시된 월도프 시계와 피콕 임프레션 등 예술 작품을 통해 청두의 지역 문화와 클래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감성 호텔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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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도프 아스토리아 청두. / 이장원 기자
이곳에서는 유비와 판다 못지 않게 청두를 대표하는 미식 요소도 찾아볼 수 있다. 쓰촨에서는 단맛, 짠맛, 쓴맛 등을 넘어 24가지 맛이 있다고 말한다. 몇 개만 나열하자면 이제 우리에게 친숙한 마라(麻辣), 어향(魚香), 산초 향미의 자오마(椒麻) 등이 있다. 무엇보다 이상한 맛이라는 과이웨이(괴미·怪味)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여러가지 소스와 향신료가 어우러진 맛인데, 월도프 아스토리아의 중식당 '인피니트 럭'의 총괄 셰프 토니 양은 이 맛을 완벽히 구현하는 장인으로 통한다. 그는 30년 이상 쓰촨 요리에 매진해 온 지역 대표 셰프로, 청두 인근 야안(雅安)의 민물고기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깊은 맛을 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하다. 인피니트 럭은 2026년 미쉐린 가이드 셀렉티드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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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럭의 민물고기 완자탕. /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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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린 전통시장의 야채 가게. / 이장원 기자
쓰촨의 맛을 조금 더 탐닉하고 싶다면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위린(玉林) 전통시장에 가면 청두에서 미식이 발달한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쓰촨 각 지역에서 나는 농수산물이 끝없이 진열돼 있는데 하나같이 크고 싱싱하다. 청두는 예로부터 물자가 풍부하고 외적의 침입이 어려워 하늘이 내린 땅(천부지국·天府之國)이라고 불렸다. 판다가 쓰촨에 살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판다 역시 좋은 죽순만 골라 먹는 점에서 쓰촨 출신다운 미식가 기질을 지녔다. 북방 출신으로 평생 전장을 누린 유비도 당시로선 노년에 청두에 자리를 잡고 한동안은 호사를 누렸을 것이란 상상이 가능하다. 천하통일의 꿈은 이루지 못한 유비의 묘는 그의 군사 제갈량을 모신 무후사와 함께 청두에 자리해 있다. 이와 멀지 않은 로컬 맛집에서 본토 단단면을 즐기며 잠시 유비와 판다, 청두의 상관 관계를 음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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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춘양관(純陽館)의 단단면. /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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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시내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어메이(아미·峨眉)산의 한 자락. / 이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