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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조타실 지나 갑판까지…하겐다즈가 성수동에 ‘크루즈’ 띄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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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9. 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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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여권 받고 미션 수행하며 즐기는 이색 팝업
‘Deliberately rich’ 앞세워 ‘슬로우 럭셔리’ 강조
매출 1000억 눈앞…프리미엄 시장 공략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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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 코너가든에서 오는 13일까지 진행되는 하겐다즈의 '더 하겐 크루즈' 팝업스토어 외부 전경./이창연 기자
"하겐다즈만의 밀도 높은 맛과 질감을 천천히 음미하며 오감으로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장재형 하겐다즈 마케팅 상무가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코너가든에서 열린 '더 하겐 크루즈(The Haagen-Cruise)' 사전 초청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식 개장을 하루 앞둔 현장을 찾았다.

입구에서부터 크루즈를 연상시키는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방문객에게는 전용 여권이 건네졌다. 여권을 들고 공간 곳곳을 이동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제품을 진열해놓고 맛보는 일반적인 팝업과 달리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맛보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동선으로 만들었다.

1층 조타실에서는 하겐다즈의 새 글로벌 브랜드 슬로건 '델리버레이틀리 리치(Deliberately rich)'와 이번 캠페인의 콘셉트인 '슬로우 럭셔리'를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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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들이 하겐다즈의 여섯 가지 대표 맛을 하나씩 살펴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플레이버를 선택하고 있다./이창연 기자
이어 서랍 형태의 전시 공간에서 '바닐라', '스트로베리', '그린티', '벨지안 초콜릿', '쿠키 앤 크림', '마카다미아' 등 대표 플레이버 6종을 살펴봤다. 이 가운데 먹고 싶은 맛을 하나 골랐다. 옆에는 크루즈 객실을 재현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잠시 머물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1층에서 정해진 미션을 마치자 여권에 스탬프가 찍혔다.

‘더 하겐 크루즈’ 팝업스토어 2층 ‘라운지 바’ 내부 전경
'더 하겐 크루즈' 팝업스토어 2층 '라운지 바' 내부 전경./하겐다즈
2층 라운지 바에서는 앞서 선택한 플레이버와 함께 하겐다즈가 이번에 레시피를 손본 '벨지안 초콜릿'을 맛볼 수 있었다. 기존 제품에 새로운 맛을 더한 것이 아니라 초콜릿 원료와 배합을 다시 살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리뉴얼 제품에 사용한 초콜릿 원료의 카카오 함량은 72%다. 완제품 기준 총 카카오 함량은 11.8%다. 실제로 맛을 보면 차가운 아이스크림에서도 초콜릿의 맛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단맛 뒤에 카카오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남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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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오션뷰 덱' 내부 전경./이창연 기자
2층에서 이어지는 '오션 뷰 데크'는 크루즈 갑판을 옮겨놓은 듯한 형태로 꾸며졌다. 약 2m 높이의 대형 스크린과 선베드가 놓였고, 사전 예약 방문객에게는 6가지 플레이버를 애프터눈 티 형태로 제공한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과 이름을 넣은 '선상 편지'도 받을 수 있으며, 아이스크림 케이크 '리얼블랑'도 제공된다. 이와 함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장 사진을 공유한 방문객은 팝업 콘셉트의 포토부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공간을 둘러보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조타실에서 맛을 고르고 객실을 지나 아이스크림을 맛본 뒤 갑판에 머무는 식이다. 하겐다즈가 내세운 '슬로우 럭셔리'는 이처럼 아이스크림을 먹는 시간을 늘리고, 맛과 질감을 천천히 즐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겐다즈는 이번 캠페인을 지난 7월 한국에서 처음 선보였다. 제품의 맛과 품질뿐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경험하는 방식까지 프리미엄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에는 커지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이어가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경기 불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하겐다즈의 매출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6 회계연도(2015년 6월~2016년 5월) 459억원이었던 매출은 2025 회계연도 985억원으로 늘었다. 약 10년 만에 매출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지면서 1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표방하는 신규 브랜드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자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선보이고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도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밴루엔'의 국내 사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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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형 하겐다즈 마케팅 상무가 '더 하겐 크루즈' 팝업스토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창연 기자
하겐다즈는 이들과의 사업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장 상무는 "최근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지만, 하겐다즈는 편의점·대형마트·온라인 등 리테일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등 사업 방식에 차이가 있어 아직까지는 이들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로 보고 있지 않다"며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브랜드가 늘면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자체가 확대되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외연이 커지는 만큼 한국하겐다즈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백재연 대표 체제에서 기존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달라진 소비 트렌드와 한층 다양해진 경쟁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과제로 꼽힌다.

한편 '더 하겐 크루즈'는 오는 13일까지 성동구 코너가든에서 운영된다. 기본 입장은 무료이며 오션 뷰 데크 등 일부 프로그램은 네이버 플레이스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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