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귀국 대신 美 직행…러트닉 담판 주목
3500억弗 투자 실행 본궤도…1~3호 사업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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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일정은 미국의 9·11테러 추모일과 맞물린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 장관은 지난해 한미 관세·투자 협상으로 난항을 겪을 당시에 뉴욕을 찾았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9·11 추모 일정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막혀있던 협상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올해도 김 장관이 워싱턴D.C.가 아닌 뉴욕과 인접한 뉴저지 뉴어크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트닉 장관과의 회동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김 장관은 프랑스와 벨기에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미국에 입국한다. 김 장관은 지난 8월 미국을 찾아 러트닉 장관과 이틀 연속 협의를 진행한 데 이어 이달 초에도 방미해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둘러싼 후속 논의를 이어갔다. 이후 다시 미국으로 향하면서 대미투자 협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방미는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이 협상의 접점을 마련했던 지난해와 시기가 겹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해 한미 관세·투자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러트닉 장관은 2001년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해 있던 금융회사 캔터 피츠제럴드를 이끌고 있었다. 당시 친동생을 비롯해 회사 직원 658명을 잃었으며, 이후 매년 9·11을 전후해 희생자들을 추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가 난항을 겪을 당시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의 면담 일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그는 협상과 별개로 9·11 희생자를 추모하는 일정에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했고, 이후 러트닉 장관 측이 만남을 제안하면서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이 만남은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한미 협상의 전환점이 됐다. 김 장관도 이후 당시 만남을 협상의 물꼬를 튼 계기 가운데 하나로 언급한 바 있다. 협상 상대방의 개인적인 아픔을 이해하려 했던 김 장관의 행보가 양측의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된 셈이다.
1년이 지난 현재 한미 협상의 무게중심은 관세에서 대미투자의 실행으로 옮겨갔다. 3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 패키지를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투자 대상과 규모, 투자 구조와 수익 배분 등 세부 조건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사실상 확정됐다. 다만 실제 투자 집행까지는 사업비와 투자 구조, 수익 배분 등 세부 조건을 확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한미 양국은 투자 특수목적법인(I-SPV)을 통한 사업 추진 방식과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 등을 놓고 막판 협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2호 사업으로는 미국 현지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유력 거론되고 있다. 전체 8기 가운데 2기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으로 건설하는 방향으로 좁혀지고 있다.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WEC) 지분을 한국전력이 인수하는 방안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다.
3호 사업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미국 측이 한국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업으로, 향후 사업성과 투자 규모 등을 놓고 추가적인 협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 장관은 방미 후 17일께 국회에 대미투자 첫 사업 관련 사항을 보고하고, 이르면 18일 양해각서(MOU)에 최종 서명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미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미 간 협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투자 대상이나 규모, 시기 등은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절차를 거쳐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