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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 창업해 7조 일궜다…‘2.5조 이혼’ 권혁빈의 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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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 기자

승인 : 2026. 09. 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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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외면 '크로스파이어' 中서 대박
2008년 매출 49억→2022년 1.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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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게임회사의 지분가치가 24년 뒤 7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경쟁작에 밀려 외면받았던 총싸움게임(FPS)이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렸고, 여기서 벌어들인 현금은 다시 1000억원이 넘는 대형 게임 개발에 투입됐다. 두 차례에 걸친 승부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회사 규모가 커져 창업자가 보유한 비상장사 지분도 수조원대 자산으로 불어났다.

지난 9일 국내 이혼소송 사상 최대인 약 2조5500억원의 재산분할 판결을 받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야기다. 권 CVO의 스마일게이트 주식 평가액(7조1049억)의 35%인 2조4867억원에 현금 650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번 서울가정법원 판결은 1심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이 게임업계에서 관심을 끄는 이유는 재산분할 액수보다 스마일게이트의 성장사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이혼 재산분할액은 한 게임 개발자가 만든 회사가 24년간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숫자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1974년생인 권 CVO는 1999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십에서 활동할 정도로 일찌감치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보였지만 취업 대신 창업을 택했다. 졸업 직후 세운 e러닝 업체 '포씨소프트'가 첫 도전이었다. 회사는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에 부딪혔고 권 창업자는 2001년 회사를 정리했다.첫 실패 뒤 미국 유학까지 고민했던 권 CVO는 이듬해 다시 창업에 나섰다. 2002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만든 회사가 스마일게이트다. 두 번째 도전이라고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FPS '헤드샷 온라인'은 야후코리아를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었지만 사업 환경이 바뀌며 출시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창업 이후 4~5년 동안 뚜렷한 수익원이 없어 그가 월급조차 가져가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 실패를 토대로 다시 만든 게임이 '크로스파이어'였다.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국내 시장에 출시됐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국내 FPS 시장에서는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가 이미 이용자를 장악하고 있었다. 후발주자인 크로스파이어가 파고들 틈은 크지 않았다. 결국 그는 국내 대신 중국으로 시선을 돌렸다. 네오위즈게임즈를 통해 중국 텐센트와 손잡았고 2008년 중국 상용서비스가 시작됐다. 중국 이용자 취향에 맞춰 붉은색·황금색 장식과 용 문양, 중국풍 배경 등을 게임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중국 동시접속자는 2009년 100만명을 넘어섰고 2011년 300만명, 2012년에는 400만명을 돌파했다. 크로스파이어의 누적 이용자는 전 세계 11억명, 누적 매출은 135억달러 이상이다.

권 CVO의 두 번째 승부는 크로스파이어로 번 돈을 어디에 쓸 것인가였다. 한 게임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7년간 1000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투입해 PC MMORPG '로스트아크'를 내놨다. 로스트아크는 2022년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뒤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132만명을 기록했다. 당시 스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으로 글로벌 서비스 약 3주 만에 누적 이용자도 2000만명을 넘어섰다. 흥행은 회사 실적으로 이어졌다. 스마일게이트의 매출은 2020년 처음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로스트아크의 글로벌 흥행이 반영된 2022년 1조577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해 영업이익도 6430억원에 달했다. 2008년 49억원이던 매출이 14년 만에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크로스파이어가 스마일게이트의 성장 기반을 만들었다면 로스트아크는 회사를 연매출 1조원대 대형 게임사로 확장시킨 두 번째 축이었다.

그의 성장 방식은 한 번의 성공을 현금화하는 대신 다음 게임에 다시 베팅하는 방식이었다. 크로스파이어가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을 로스트아크라는 두 번째 IP에 장기간 재투자했다. 크로스파이어가 스마일게이트의 자본을 만들었다면 로스트아크는 '크로스파이어 하나뿐인 회사'라는 한계를 일정 부분 벗어나게 했다. 여기에 권 창업자의 자산을 수조원대로 키운 또 하나의 요인은 비상장 지배구조다. 상장을 통해 창업자 지분이 분산된 다른 대형 게임사와 달리 스마일게이트는 비상장 상태로 성장했다. 권 CVO는 2012년부터 스마일게이트 지분 100%를 보유했다. 상장 과정에서 지분이 희석되지 않은 채 회사가 성장하면서 기업가치 상승이 그의 보유 지분가치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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