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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시장 바뀐 김해, 산하기관장은 ‘엉거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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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 기자

승인 : 2026. 09. 1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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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 기자
허균 기자
엉거주춤의 사전적 의미는 몸을 조금 구부린 채 어정쩡하게 서 있는 모양이다. 시장이 바뀌었는데 임기가 아직 남은 경남 김해시 산하기관장의 처지가 이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김해시의회는 최근 시장과 출자·출연기관장의 임기를 맞추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시장과 기관장의 임기가 따로 놀면서 시장이 바뀔 때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전임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은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 동안 직을 수행할 수 있다. 시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사퇴를 요구한다면 기관장 입장에서는 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다. 임기를 채우는 행위 자체를 문제 삼기도 어렵다.

새 시장의 사정도 단순하지 않다. 시민에게 약속한 정책을 추진하려면 산하기관의 협력이 필요한데, 기관장이 전임 시장의 정책 방향을 고수한다면 불필요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새 시장이 산하기관장까지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정책 추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산하기관장은 일반 직원과 역할이 다르다. 조직의 운영 방향을 정하고 시정과 연계된 사업을 책임지는 자리다. 시장과 기관장이 정책 방향을 놓고 계속 충돌한다면 행정의 혼선과 비용은 결국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이번 조례의 취지는 바로 이런 논란을 제도적으로 줄이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제도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기관장에게는 법적 임기만큼이나 정치적 책임도 따른다.

시장이 바뀌면 기관장도 무조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임기가 남았으니 무조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새 시장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기관장은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시민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시민은 선거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시정 방향을 선택했다. 전임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들도 그 선택의 의미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새 시장과 협력할 수 있는지, 현재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지 스스로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시민의 눈에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비치는 김해의 산하기관장들이 새 시장과 함께 갈 수 있는지, 자신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사뭇 궁금하다.

허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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