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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빅딜 뒤, 1조 시총 증발… SK바이오팜 몸값 재평가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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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9. 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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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신약 '오파칼림' 기대감
美FDA 임상 보류에 빠르게 위축
계약발표 후 주가 상승분 토해내
이동훈 한달간 자사주 3000주 매입
보류 조기해제·RISE3 결과 분수령
SK바이오팜이 1조원대 신약 도입 계약을 발표한 이후 약 3주 만에 시가총액이 1조원 가까이 줄었다. 두 번째 상업 신약 확보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주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부분 임상 보류를 계기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면서다. 향후 임상 보류 해제와 임상 결과 발표를 통해 오파칼림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기업가치 회복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바이오팜 주가는 7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파칼림 도입 계약을 발표한 지난달 26일 종가 9만1600원과 비교하면 14.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약 7조1735억원에서 6조1163억원으로 약 1조572억원 감소했다. 계약 발표 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을 뿐 아니라 발표 전날 종가인 8만4400원보다도 7.5% 낮아졌다.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그동안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 성장과 이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확대를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2023년 2708억원에서 지난해 6303억원으로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동안 SK바이오팜의 연말 시가총액도 약 7조9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올해는 세노바메이트의 성장세가 이어졌음에도 시총이 6조원대로 낮아졌다. 매출 대부분을 단일 제품에 의존하고 있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2032년 이후를 책임질 후속 제품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기업가치에 할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파칼림 도입은 이 같은 '원 프로덕트 할인'을 해소할 카드로 평가됐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6일 미국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오파칼림과 Kv7 계열 화합물·신약 발굴 플랫폼의 글로벌 독점 권리를 최대 7억9500만 달러(약 1조1000억원)에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오파칼림은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POS) 치료제로 개발 중인 선택적 Kv7.2·7.3 칼륨채널 활성제다. 현재 두 건의 글로벌 임상 2·3상인 RISE2와 RISE3가 진행되고 있다. 개발에 성공하면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세노바메이트의 기존 미국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는 오파칼림을 기업가치 도약의 전환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계약 발표 약 2주 만에 FDA가 오파칼림의 RISE2와 RISE3 임상에 부분 보류 조치를 내리면서 기대감이 빠르게 위축됐다. 오파칼림의 설치류 대상 비임상 독성시험에서 독성이 관찰되자, FDA가 해당 독성이 설치류에 국한된 종 특이적 현상인지를 확인할 추가 자료를 요구하면서다. 이에 따라 환자 모집이 진행 중인 RISE2는 신규 환자 등록이 일시 중단됐다. 반면 RISE3는 이미 환자 등록을 마친 상태로 회사는 연내 주요 결과 발표 일정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임상 보류로 개발 일정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대규모 선급금 투입 결정은 오히려 부담으로 평가됐다. 같은 Kv7 계열 치료제인 레티가빈이 과거 안전성 문제로 블랙박스 경고를 받은 전력이 있고 이후 시장에서 철수한 전례도 안전성에 대한 경계감을 키웠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지난달 27일 2000주, 이달 11일 1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주가 반등을 이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이 계약 전 실사 과정에서 해당 비임상 소견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으며,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도입을 결정했다는 점 때문이다. 지금까지 1200명 이상에게 오파칼림이 투여됐지만 이번 독성 소견과 직접 연관된 이상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를 낮추는 요인이다.

재무적 손실도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라이선스 계약은 거래 종결 전으로, 종결 시 지급하기로 한 3억5000만 달러는 집행되지 않았다. 양사는 부분 임상 보류를 해소한 뒤 거래를 종결하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 다만 계약 전 이미 공유된 사안인 만큼 이번 임상 보류만을 근거로 계약을 철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향후 관건은 양사의 목표대로 추가 비임상 자료 제출 후 10~11월 중 FDA 임상 보류가 해제될지 여부다. 보류가 조기에 풀리고 연내 RISE3 임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면 오파칼림의 기대가치가 다시 반영될 수 있다. 반면 차질이 장기화하면 2029년 출시와 '원 프로덕트 할인' 해소도 늦어질 전망이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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