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원리원칙” 해명…미국팀 체급 실수는 뜯어고쳐 메달까지
베트남 동포 선수 “모국에 실망만 얻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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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9일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체전 태권도 해외동포부 여자 49kg 이하급 번외 경기가 시작 1시간을 앞두고 돌연 취소됐다.
당초 이 체급에는 베트남·일본·인도네시아 등 3개국 동포 선수가 출전 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대회 전날 18일 진행된 계체량에서 인도네시아 선수가 기준 체중을 초과해 실격 처리되면서 인원 미달로 대회 규정상 최소 경기 성립 요건이 무너졌다.
이에 18일 열린 각국 감독·코치진 대표자회의에서는 먼 이국에서 참가한 선수들을 배려해 공식 메달 집계에서는 제외하되, 참가에 의의를 두는 번외 경기 형태로 맞대결을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종목 주관 단체 대한태권도협회 역시 경기 당일 오전 현장에서 각국 대표자들의 동의를 재확인하고 경기를 치르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 1시간을 앞두고 상황은 급변했다. 상위 기관인 대한체육회 지역체육부에서 "규정에 없는 경기를 진행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경기가 전면 취소된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대한태권도협회 경기부 관계자는 "상위 기관인 대한체육회에서 결정해 하달하면 협회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본지에 "규정한 최소 인원이 되지 않으면 해당 체급 경기가 성립하지 않아 진행할 수 없다. 해외동포 화합의 장이란 점을 감안해 그동안 번외 경기를 진행해왔더라도, 사고 발생시 보험 처리 대상이 되지 않는 등 안전 문제가 있어 원리원칙대로 진행하지 말 것을 통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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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수단의 편의를 봐주며 체급 조정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자, 뒤늦게 대한체육회가 "더 이상 태권도 경기에서 어떤 융통성도 발휘하지 말고 규정대로만 진행하라"고 지시했고, 그 불똥이 49kg 이하급 번외 경기로 튀었다는 것이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청 마감 이후 체급을 변경한 데 대해 현장의 국내외 지도자들과 선수들은 "있을 수도 없고 말도 안되는 일"이라 일축했다. 한 관계자는 "67㎏ 이하 급으로 바꿔 출전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애초에 신청한 67㎏ 초과급의 계체를 못 맞췄으니 실격처리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해외 선수단 관계자는 "특정 국가는 규정을 어겨가며 출전케 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도 주지 않는 번외 경기는 막판에 짓밟는 것이 대한체육회가 말하는 공정한 원칙이냐"고 성토했다.
김정식 재베트남대한태권도협회장 역시 "번외 경기는 이미 정한 사안이고 경기 당일에도 재차 확인된 것"이라며 "대한체육회가 경기 한 시간 전에 전화 한 통으로 번복한 것은 각국 대표자들과 재외동포 선수들을 배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현장 대응은 재외동포와의 연대를 강조한 이번 대회의 취지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개회식에서 재외동포들이 "차별 없이 국내 체육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당부했고, 김경협 재외동포청장도 전국체전을 "동포들이 고국에서 만나 우정을 나누고 모국과의 유대를 이어가는 소중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뒤늦은 취소 통보로 선수들은 다른 대안을 찾을 기회도 잃었다. 계체 직후 경기 불성립을 통보받았다면 인근 체급인 49㎏ 초과급으로 조정해 출전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베트남 현지에서 준비해온 동포 선수 A씨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 진학 후 태권도를 시작해 베트남에서도 20년 가까이 수련을 이어온 A씨는 항공권 등 경비를 자비로 부담하며 제주를 찾았다. 남편과 딸 등 가족도 함께 제주를 찾아 A씨의 경기를 기다렸지만, 경기 한 시간 전 취소 통보를 받았다.
A씨는 "메달이나 공식 기록을 바란 것도 아니고, 그저 꿈에 그리던 고국의 전국체전 경기장 매트 위에 한 번 서보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었다"며 "당일 아침까지 경기를 준비하라고 해놓고 시작 직전에 취소해 법이 어디 있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취소 사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다른 대안을 논의할 기회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