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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엔솔 주가 주저앉힌 LG화학 2.5조 PRS…배후엔 ‘40조 빚·20조 만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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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11. 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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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4개 사업부 총 2.7조 매각에도
6개월 새 총차입금 6조4772억원 증가
순부채 29.2조, 2년 내 만기 차입금 20.5조
PRS 공시 후 엔솔 주가 급락에
잠재 정산 손실 1700억원대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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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40조원 차입금을 지닌 LG화학의 마지막 선택은 2조5000억원 주가수익스와프(PRS)였다. 시장 시선은 LG화학이 왜 자회사 주가 충격을 감수하면서 대규모 조달을 단행했는지로 쏠린다. 사업부 매각과 타사 지분 처분을 이어왔음에도 연결 부채는 늘었고, 단기 차입금 비중도 높아 유동성 관리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규모 지분을 직접 팔면 원매자 물색 부담과 시장 반발을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이미 예고된 지분 축소 수순을 밟으면서도 표면적 충격을 줄이고자 PRS를 활용한 셈이다.

그러나 PRS의 경우 지분을 팔았다는 외형과 달리 원금 보전 및 이자 지급 의무를 동시에 지는 형식이다. 거래 주가가 기준가 아래로 내려가면 계약 상대방인 증권사에 손실분을 메워야 하는 이유에서다. 계약 발표 직후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기준가 아래로 밀리면서 1700억원대 잠재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앞서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LG화학 신용도를 내렸는데, 신평사가 PRS를 차입금으로 간주하는 만큼 신용도 방어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3년간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총 2조6982억원, 총 4개 사업부를 매각했다. 각 건별로 보면 지난 2023년 디스플레이 소재 일종인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1조982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작년에는 Water Solutions(산업용 필터) 사업을 1조4000억원에, 에스테틱 사업을 2000억원에 매각했다. 이와 별개로 올해 상반기엔 호주 광물 개발업체 라이온타운 지분 처분과 볼타에너지솔루션 풋옵션 행사 등으로 총 5953억원을 현금화했다.

그러나 잇단 사업부 매각에도 부채 지표는 악화했다. LG화학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25년 말 33조8120억원에서 2026년 6월 말 40조2892억원으로 6개월 만에 6조4772억원(19.2%) 증가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11조866억원)을 제외한 순부채는 같은 기간 23조9120억원에서 29조2026억원으로 5조2906억원 늘었다.

상환 일정이 상대적으로 짧은 차입금 비중이 절반을 차지한다. 차입금의 만기 구조를 보면 1년 미만 만기 도래액이 13조5048억원, 1년 초과 2년 이하 만기 도래액이 6조9863억원으로 2년 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합계가 20조4911억원이다. 영업 실적의 경우 작년 연간 9771억원의 순손실에 이어, 올 상반기엔 7151억원 순손실을 냈다.

LG화학 관계자는 "해당 기간 LG화학은 차입이나 조달·투자한 이력이 없어 당사로 인한 부채 증가가 아닌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차입이나 조달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5월에 혼다에 미국 건물을 팔면서 이를 리스로 전환하고 차입금으로 인식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며 "구체적인 리스 차입금 금액은 대외에 밝히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여기에 추가로 원화채·외화채 발행 영향도 있다"며 "CAPEX(시설투자)가 작년을 피크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며 계속 EBITDA(이자·법인세·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익) 창출해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2조5000억원 유동성 확보는 2년 만기 PRS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28일 LG화학은 보유 중인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 653만5939주를 주당 38만2500원에 처분하는 PRS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RS는 단순 자본 확충이 아닌, 주관 증권사가 주식을 매입한 뒤 주가 변동에 따른 차액을 사후 정산하는 계약이다. 만기 시 주가가 기준가를 밑돌면 기업이 손실을 보전하고, 웃돌면 증권사가 차익을 기업에 돌려준다. 여기에 기업은 주관 수수료와 이자 비용까지 증권사에 따로 지급해야 한다. 외형상 지분 매각 형태를 띠지만 실질은 정기 이자 지급과 원금 보전 의무가 결합된 차입 거래에 가깝다.

증권사로서는 지분 투자 위험을 지지 않고 일정 기간 주식을 맡다가 확정 이자를 취하면 된다. PRS가 사실상 주식담보대출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딜에선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KB증권·대신증권 등 6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PRS 결정 공시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60% 급락한 3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0일에는 소폭 상승세로 돌아서 35만9500원에 마감했으나 이날에는 다시 35만6000원에 장을 끝냈다. 이로써 계약 기준가(38만2500원) 대비 주당 2만6500원 낮은 수준으로 1732억원의 잠재적 정산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차입금 누적과 현금창출력 약화를 이유로 LG화학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왔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6월 'AA+'에서 'AA'로 내렸고, 미국의 S&P는 작년 3월 'BBB+'에서 'BBB'로,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Baa1'에서 'Baa2'로 강등했다.

신용평가사는 통상 '순차입금/EBITDA'나 차입금의존도 등 정량 지표를 등급 하향 트리거로 활용한다. 실적 둔화로 분모인 EBITDA가 꺾인 국면에서는, 분자인 순차입금을 유의미하게 줄이지 못하면 추가 강등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나 주요 신평사들은 정산 의무가 수반되는 PRS를 차입금으로 해석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신용도 방어를 위한 차입금 감축 방안에 대해 "CAPEX를 연간 2조원 이하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하는 한편, 비핵심 자산 효율화를 통해 현금 창출력을 높이는 등 차입금 비중을 지속 축소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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