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투자·재무구조 개선 등 부담
엔솔 지분 유동화 카드로 자금 확보
"지속적인 현금 창출력 여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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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LG화학에 따르면 3분기 말 연결 기준 차입금은 35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조8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부채비율은 129.6%에서 134.4%로 상승했고 순차입금비율도 56.5%에서 60.4%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조3440억원에서 3950억원으로 감소했다. 차입금 규모를 줄였지만 재무비율과 현금창출력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차 사장도 이러한 상황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지난 5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회사의 현금 창출 능력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글로벌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등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입금 상환과 미래 사업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면서 신용등급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실적을 보면 현금창출력 약화의 배경이 드러난다. LG화학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75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17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전지소재 판매량 증가와 일회성 수익 반영으로 39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자회사 의존도를 낮추기에는 이익 규모가 크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 필요한 자금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LG화학은 2035년까지 연구개발(R&D)에 15조원을 투자하고 연구개발 자원의 약 70%를 반도체·AI인프라, 모빌리티·로봇, 항암신약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의 수익성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신사업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차 사장이 꺼낸 카드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다. LG화학은 지난달 28일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처분을 결정했다. 차 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지분 유동화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주주환원에 배정한 20%를 제외한 나머지는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과 미래 성장 투자에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현금창출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보유 자산을 활용해 투자 여력과 재무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주환원 방식에도 차 사장의 판단이 반영됐다. LG화학은 확보할 재원 가운데 약 4000억원을 주주환원에 배정하고 이 중 3000억원을 자사주 취득·소각에 활용할 계획이다. 차 사장은 현재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며 최소한의 배당을 제외한 금액을 자사주 취득에 사용하는 것이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분 유동화 당시 10%였던 주주환원 재원 배분 비중도 이번에는 20%로 높였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감소한 상황에서 주주환원 확대는 차입금 상환과 미래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을 일부 줄이는 선택이기도 하다. 차 사장으로서는 주가 저평가 해소와 재무 건전성 확보 사이에서 자금 배분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셈이다.
다만 지분 유동화는 당장의 자금 확보 수단일 뿐 지속적인 현금창출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향후 약 5년에 걸쳐 70%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유동화할 계획이다.
차 사장에게는 확보한 재원으로 차입금 부담을 줄이면서 석유화학 사업 재편과 첨단소재 등 신사업 투자를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자회사 지분을 현금화하는 데서 나아가 본업의 수익성을 회복하고 미래 사업을 새로운 현금창출원으로 키울 수 있을지가 재무 전략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