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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무력 행보’에 딸 공개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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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2. 11. 20. 14:50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서 딸 추정 '소녀' 포착
전문가 "후계자 공개 가능성 있지만, 단정하긴 아직 일러"
북한 김정은 꼭 닮은 딸<YONHAP NO-1473>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의 모습./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미국 본토를 겨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의 시험발사 현장에 자신의 딸까지 대동하는 파격행보를 보였다. '김주애'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딸의 존재를 핵무력 도발을 통해 처음 알린 셈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위원장이 전날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현장에는 부인 리설주와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을 비롯해 그동안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딸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이 ICBM 발사 현장에 자신의 딸을 대동한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의미를 대내외에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제기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신형 ICBM 화성-17형의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직접 지도했다. 당시 이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화성-17형이 화염을 뿜으며 날아가는 모습과 발사대에 실려 움직이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바로 하얀색 옷을 입은 한 10세 안팎의 어린 소녀였다. 사진에는 김 위원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 소녀가 부친의 손을 잡은 채 시험발사 장면을 보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실제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자제분, 여사와 함께 몸소 나오셨다"고 언급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 자신의 딸을 대동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김일성 직계를 뜻하는 '백두혈통'과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핵무력'을 과시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장남이나 차남을 제치고 자신의 성격을 가장 빼닮은 삼남 김정은을 매우 이른 시기에 후계자로 선택한 것처럼 김정은도 자신을 가장 빼닮은 딸을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 센터장은 "북한이 신형 ICBM 시험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의 딸 사진을 공개한 것은 그가 앞으로 (성인이 된 후) 부친의 국가핵전략무력강화 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이 3대 권력승계에 성공한 백두혈통의 후계세대, 즉 자신들의 자식들이 잘 커나가고 있음을 화성 17형 발사 성공이라는 계기를 통해 북한 인민들에게 알리는 측면도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김 위원장에게는 이번에 등장한 딸 말고도 위와 아래로 두 명의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가족 동반은 화성-17형 발사 성공의 자신감과 성과를 가족과 함께하겠다는 것"이라며 "최고지도자 가족이 배석함으로써 과학자와 전투원 등에 대한 격려의 의미도 배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양 총장은 이번에 공개한 딸을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1984년생으로 아직 마흔도 안 된 김 위원장이 이른 시기에 후계자를 공개할 리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양 총장은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속성을 잘 아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 후계자의 조기등판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딸을 공개한 것은 오히려 딸이 후계자가 아님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지난 19일 북한의 ICBM 발사 맞대응을 위해 미국의 전략 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재전개해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한국 공군 F-35A와 미 공군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B-1B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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