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33년 역사’ 학전, 내일 폐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314010007602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3. 14. 11:01

"라이브 콘서트 문화 성지이자 스타 산실"…재개관은 7월 이후
학전
대학로 소극장 '학전'./학전
고(故) 김광석, 황정민, 설경구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소극장 학전이 개관 33주년을 맞는 15일 문을 닫는다.

학전은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부른 김민기 대표가 1991년 3월 15일 대학로에 문을 열었다. '문화예술계 인재들의 못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시작한 학전의 역사는 라이브 콘서트로 꽃을 피웠다. 노영심, 안치환, 동물원 등 설 자리를 잃은 통기타 가수들이 학전에서 관객과 만났다.

특히 학전은 대학로의 원석을 발굴해 인재로 키워낸 곳이었다. '학전 독수리 오형제'로 불린 김윤석, 설경구, 장현성, 조승우, 황정민을 필두로 방은진, 김무열, 안내상 등 수많은 배우가 학전을 거쳐 성장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스타들의 등용문이었다. 설경구는 학전에서 포스터를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이 작품에 캐스팅돼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1994년 초연한 '지하철 1호선'은 공연 횟수 4000회, 누적 관객 70만명을 기록하며 소극장 뮤지컬의 역사를 썼다. 학전은 2004년 '우리는 친구다'를 시작으로 '고추장 떡볶이', '슈퍼맨처럼!' 등 매년 꾸준히 어린이 공연도 선보였다.

학전이 33년간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김 대표의 헌신이 절대적이었다. 그는 "죽는 날까지 학전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으나 만성적인 재정난과 위암 진단이 겹치며 지난해 폐관을 결정했다. 공간을 이어받아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는 "내가 없으면 학전은 없다"는 김 대표의 뜻을 존중해 학전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문예위는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와 어린이극 등 학전의 기존 사업은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정식 재개관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예위 관계자는 "민간단체를 선정해 공간 운영을 맡기는 방식과 위원회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저울질하고 있다"며 "극장 재정비 시간이 3∼4개월가량 정도 필요해 재개관은 7월 이후가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