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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 |
박 전 대통령은 "돌이켜보면 개인의 소신이 항상 있을 수 있지만,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힘을 합쳐야 한다. 개인행동이 지나치면 상황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한동훈 전 대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을 두루 저격한 말로 이해됐다.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때 계엄이 불법이라며 대통령 업무 배제까지 들고나왔는데 '여당 대표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말 가운데는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 또 있는데 "집권 여당 의원들이 소신을 내세워 개인행동을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것은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점이다. 이 말은 여당 의원들이 당 지도부의 생각을 무시하고 독자 행동하는 것을 지적한 것인데 예를 들면 대통령 탄핵에 일부 의원이 찬성하는 것 등을 비판한 것으로 보면 된다. 여당 안에는 소신임을 내세워 당의 생각과 다르게 행동하는 의원들이 여럿 있는데 단일대오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면담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참석했는데 박 전 대통령은 "대내외적인 여건이 어렵고 경제·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집권여당이 끝까지 민생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거대야당을 상대로 하는 힘든 일이 많겠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꼭 다해달라"고 했다. 이는 당 지도부에 야당에 끌려다니며 대통령을 감옥 보내는 한심한 일은 하지 말라는 충고로 이해된다. 당 지도부와 한 전 대표, 배신의 소리를 듣는 의원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자신이 국회 측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 것과 관련, "박 전 대통령께서 사랑을 참 많이 주셨는데 마음 아프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고 했고,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이니 너무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심기일전해서 윤 대통령 탄핵 기각에 온 힘을 모으면서 집권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미래가 있다는 박 전 대통령의 충고를 아프게 듣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