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LNG선, 알래스카 수요 기대
도크 증설 등 추가투자 실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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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말해주듯 현재 한화의 성장 동력은 미국발 조선·방산이 중심이다. 특히 조선은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 임기 기간에는 가장 큰 폭의 성장과 존재감을 기대할 수 있는 부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고 최근 의회 연설에서도 "상선과 군함 건조를 포함한 미국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물 들어온 '특수'에 정부의 협조만 더해지면 더 큰 과실이 이어질 거란 관측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의 종속회사 중 미국에 소재한 회사는 한화오션USA홀딩스, 한화오션 글로벌 오퍼레이션 센터 등 지난해 연말 기준 200여 개다. 현지 지주회사와 부동산 개발, 태양광 개발, 항공기 제조 등 거의 전 영역에서 미국 소재 회사를 두고 급변하는 환경에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미국발 변화를 리스크로 분류 중이지만 한화에는 기회요인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이 대표적이다. 미국과의 조선 협력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화석연료 정책을 앞세우면서 LNG 프로젝트가 재개된 것 또한 실적 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조선·해운 투자금융사 클락슨시큐리티스는 글로벌 LNG운반선 신조 수요가 2029년까지 최대 126척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이는 약 47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수주실적에 따르면 LNG 컨테이너선은 전체 상선 수주의 절반인 19척으로, 47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2023년에는 총 10건의 수주 중 LNG선이 5척이었으며, 2022년에는 44척 수주 중 38척일 정도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 조선소들이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상황이 한국 조선소의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특히 LNG운반선에 강점이 있는 한화오션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언급되고 있는 알래스카 LNG프로젝트에서 쇄빙LNG운반선이 필요할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쇄빙LNG운반선의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오션이 두각될 수 있다.
유지·정비·보수(MRO) 부문도 미국과 맞닿아 있다. 미 해군의 함정이 늘어나고 노후화도 지속됨에 따라 MRO 물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2건의 미 해군 함정 MRO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는 5~6척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매년 상향된 수주 목표를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수주 물량이 꽉 차 있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국내 조선사들은 현재까지 수주한 물량으로 2028년까지 도크가 꽉 차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이 새로운 발주를 한다면 우리로서는 이미 작업하고 있는 것들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로서는 추가로 도크를 증설하는 대형 투자를 결정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건 1~2년 단기간을 보고 할 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향후 몇 년간 얼마만큼의 물량을 맡길 수 있는지 가시적인 가이드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오너가들의 탄탄한 미국 인맥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뿐 아니라 이어진 캔들라이트 만찬, 무도회 등에 참석해 국무부장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직접 만난 바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미국 필리조선소의 재건과 태양광 사업 투자의 지속 등을 통해 미국 내 사업을 강화하고 시장 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