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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인수 보험사 부담되는 MG손보 계약이전, 인센티브 고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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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승인 : 2025. 04. 07. 18:10

김민혁 증명사진 (3.5x4.5cm)
메리츠화재의 MG손해보험 인수가 무산되면서 향후 처리 방안으로 '계약이전' 방식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계약이전이란 청산되는 보험사의 보험 계약을 다른 보험사로 넘기는 방식을 말합니다. 보험계약자를 보호할 수 있지만 계약을 인수해야 하는 보험사에는 부담이 큽니다.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관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리스크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업계에서는 원활한 계약이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인수 보험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보험사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겸업 인허가권 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MG손보의 처리 방안으로 계약이전이 유력하게 꼽힙니다. 계약이전 없이 청산을 하게 된다면 124만명에 이르는 MG손보 가입자들에게 고스란히 넘어가기 때문이죠. 현재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가입자들은 5000만원까지 보험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의 보험금을 낸 가입자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예금보험공사 입장에서도 계약이전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는 "예금보험공사가 메리츠화재와 인수 협상을 했을 때 5000억원 규모를 지원한다고 했지만, (계약이전을 할 경우) 이때보다 더 적은 자금인 3000~40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더 이득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대형 보험사들은 이미 계약이전 경험도 있습니다. 지난 2003년 리젠트화재 청산 당시 상위 5개 손보사였던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현 DB손해보함),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 LG화재(현 KB손해보험)에게 보험 계약 33만여 건을 이전하고 예금보험공사에서 2386억원을 지원해 줬죠. MG손보 계약이전이 이뤄질 경우 대형 손보사들이 인수 보험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대형 손보사들이 계약이전을 환영할 가능성은 작습니다. 5대 대형 보험사들은 평균 230%대의 킥스 비율을 갖고 있지만, MG손보는 40% 대입니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대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1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계약이전을 받는 보험사들 입장에선 굳이 사서 위험을 떠안을 이유가 없죠.

보험사들이 계약이전에 동의할 만한 충분한 인센티브가 필요한 배경입니다.

대표적인 인센티브 방안으로는 세제 혜택이 꼽힙니다. 다만 세제 혜택의 경우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국세청과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인 만큼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보험업계의 겸업 인허가 관련 인센티브를 부여해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요즘 보험업계가 겸업을 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인허가권을 얻으려고 하는데, 이러한 니즈를 반영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G손보 가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계약이전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금융당국이 강압적으로 보험사들에 보험 계약을 떠넘겨서도 안 될 일입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을 고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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