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분담 체제 구축…올해 밀양2공장 완공 등 수출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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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이 물러난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에는 장석훈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이 새롭게 선임됐다. 회사 측은 재무·관리 중심 전문경영인을 통해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대표이사를 교체했다는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직은 사임했으나 사내이사로 이사회는 계속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수출 확대와 관세 이슈가 동시에 불거지면서 전략적 대응을 위해 역할 분담 체제를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미국의 상계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사내 TF를 구성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다. 미국 내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지 않지만, 국내 제조 기반을 중심으로 관세 등 외부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선 재조정과 수출 지역 다변화 등 현실적인 접근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추정 매출은 5007억원, 영업이익은 106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닭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수출 판매량 확대와 지역 믹스 변화, 원가 구조 개선이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기존 86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조상훈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브랜드 파워, 낮은 가격 민감도 등을 고려할 때 관세 이슈는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밀양2공장과 향후 중국 공장까지 가동되면 외형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오는 6월 밀양2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6억9000만 봉 생산이 가능한 자동화 설비가 갖춰지게 된다. 해당 공장은 미국 수출 확대의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2027년 가동 예정인 중국 공장은 중화권과 동남아 지역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두 공장이 모두 운영되면 전체 라면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40%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유통 측면에서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 각각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월마트·타깃·테스코 등 현지 대형 유통망 입점을 본격화하고 있다. 제품군은 '핵불닭' '까르보' '쿨불닭' 등으로 세분화돼 있으며, 현지 소비자 기호에 맞춘 제품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올해를 글로벌 전략 전환의 시점으로 보고, 생산·유통·제품 구조 전반에 걸친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밀양2공장과 중국공장을 통한 생산능력 확대, 판매법인 중심의 유통 전략, 불닭 IP 기반의 고수익 제품군 확대가 핵심이다. 그룹은 2026년까지 수출국을 120개국,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도 수립해 두고 있다.
삼양식품은 "생산설비 확대와 유통 채널 다변화, 고수익 브랜드 제품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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