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수주 ‘20~30조원’ 확보 “기대”…평택 P5도 재개 예정
AI 전환·신사업 확장에도 속도 붙을 듯…“중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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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번 450조원 투자에서 20조~30조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그룹이 이번 투자 중에서도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전고체 배터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하이테크 분야를 투자 대상으로 제시한 만큼, 전체 투자액의 절반 정도인 250조원가량이 하이테크 분야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근 삼성그룹의 하이테크 분야 투자액 중 5~10% 정도가 국내 설비투자에 쓰였던 점을 고려하면, 삼성물산의 20조~30조원대 신규 수주가 현실적인 범위라는 평가다. 실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로부터 2018~2020년 '평택캠퍼스 P2 라인' 공사를 수주하며 전체 사업비 30조원 중 약 10%인 2조3000억원을 확보했다. 또 총사업비 50조원 규모로 평가된 '평택 P3라인'에서는 3건의 공사를 통해 약 6조1700억원(12%)을 수주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테크 프로젝트는 공장·유틸리티·클린룸·데이터센터 등에서 EPC 수요가 발생한다"며 "삼성물산은 그룹 내 안정적 EPC 물량 확보를 통해 단기간 내 수주 확대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삼성물산의 낙수효과는 일부 나타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에 다섯 번째로 짓는 반도체 공장 'PH5' 공사가 내년 초 재개되는 것이다. P5는 2023년 공사를 시작했지만, 당시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2024년 초 공사가 중단됐었다. 그러나 이번 투자 확대에 따라 골조공사부터 다시 착수할 예정으로, 삼성물산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몇 년간 하이테크 수주 감소로 부담을 안고 있던 삼성물산에 이번 그룹 투자 확대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지난 2022년 10조9000억원이던 하이테크 수주액은 2023년 12조2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7조8000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6조7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실적 부진과 국내외 생산라인 신·증설 축소가 겹친 영향이다. 기존 대형 프로젝트의 준공 임박으로 계약 잔액만 매출로 반영되는 구조적 한계도 작용했다.
나아가 그룹의 이번 투자 확대는 삼성물산이 추진 중인 AI 기반 경영 전환 및 신사업 확장 전략과 맞물려 중장기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삼성물산은 2028년까지 'AI 네이티브 건설사'를 완성한다는 목표 아래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 개발한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입찰·계약·현장관리 전 영역의 자동화·지능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 홈플랫폼 '홈닉', 노후 단지 개선 사업 '넥스트 리모델링' 등 신사업 역시 이번 그룹 투자와 연계해 외연 확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홈닉은 서울 서초구 '원베일리' 적용을 시작으로, 전국 신축·기존 단지로 확대돼 현재 6만여명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다. 타 브랜드 아파트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너지도 강화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450조원 투자와 평택 PH5 공사 재개, AI 기반 건설 전환이 맞물리면서 삼성물산은 최근 하이테크 수주 감소를 만회하고 향후 2~3년간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며 "그룹 내 안정적 EPC 물량 확보를 통해 업계 내 입지 또한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