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가입 감소에도 5G늘면서 상쇄
번호이동 시장 진정세로 이탈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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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KT 이동통신 가입회선은 1369만7079개로, 전월(1369만4981) 대비 소폭 늘었다. 세부적인 가입회선 증감 추이를 보면 LTE는 259만9526개로 전월(264만7485개)보다 4만7959개 감소했지만, 5G는 전월(1099만5879개) 대비 5만2100개 증가한 1104만7979개로 집계됐다. 특히 5G 가입회선 증가율(0.47%)은 경쟁사인 SK텔레콤(0.47%), LG유플러스(0.46%)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가입회선이 20만개 가량 증가했던 5월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지만, 8월을 기점으로 해킹 리스크가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시장에선 앞서 유심 해킹 사고를 겪었던 SK텔레콤의 대규모 가입자 이탈 사례를 근거로, 9월부터 KT 가입회선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왔다. SK텔레콤의 경우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고로 5월 이동통신 가입회선이 전월(2292만4260개) 대비 42만개 이상 줄어든 2249만9042개를 기록한 바 있다. 알뜰폰을 포함한 이동통신시장에서 KT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월(23.7%)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가입회선과 직결되는 무선 사업 매출도 3분기까지 이렇다 할 타격이 없는 상태다.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무선 사업 매출은 1조80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7404억원)보다 4% 늘었다.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고 직후 달아올랐던 번호이동 시장이 진정세로 돌아선 것이 배경으로 읽힌다. 당시 통신3사가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앞세운 지원금 경쟁에 나서면서 가입자들의 번호이동이 대거 이뤄졌지만, 현재는 각 사가 마케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번호이동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통신3사 번호이동건수는60만66건으로 전월(64만3875건)보다 4만건 이상 줄었다. 아직까지 실질적인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일단 조사 향방을 지켜보자는 대기심리가 작용했단 시각도 있다.
약정 해지에 따른 위약금 부담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KT는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유출 사고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위약금 규모가 많게는 수십만원에 달하는 만큼 일반 고객들은 쉽사리 번호이동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전체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 조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KT도 추후 법률 검토 등을 거쳐 판단하겠단 입장을 내놨다.
결국 위약금 면제 범위가 가입자 증감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위약금 면제 범위가 전체 고객으로 확대될 경우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맞물려 이탈 폭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면서도 "경쟁사 대비 피해 규모가 제한적이고, 번호이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한껏 높아졌다는 점은 가입자 이탈 방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