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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젊은 오너 시대 개막… 세대교체로 체질 개선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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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5. 11. 17. 18:05

동화·제일·삼진, 오너家 경영 일선 데뷔
보령·일양·국제, 단독 대표 체제 가동
신사업 성과·수익성 개선 등 공통 과제

중견 제약 기업들의 세대교체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올 들어 다수 기업의 오너 2·3·4세들이 전문경영인과의 공동 대표 체제를 통해 경영 일선에 데뷔하거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오너 경영을 본격화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올해 3월 윤인호 대표이사가 취임하며 본격적인 오너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이번 취임으로 윤인호 대표와 전문경영인 유준하 대표의 각자 대표 체제에 돌입했다. 1984년생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인 윤인호 대표가 취임하면서, 임원들의 세대 교체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근 동화약품에서 50대 이상 임원들이 퇴사하면서 해당 자리에 젊은 인사가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인호 대표의 향후 과제는 수익성 개선과 사업 다각화다. 동화약품은 최근 3년간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이 점차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일반의약품 중심의 매출 구조가 한계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윤 대표는 신사업TF를 꾸리고 의료기기·의약품 유통·생활건강 분야까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제일약품과 삼진제약의 오너 2·3세도 올해부터 경영 일선에 나섰다. 올해 3월 제일약품의 오너 3세 한상철 대표가 전문경영인 성석제 대표와 공동 대표에 올랐으며, 삼진제약 공동 창업주의 자녀인 조규석, 최지현 대표도 각자 대표로 취임했다.

양사 신임 대표들의 공동 과제는 체질 개선이다. 제일약품은 과거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을 국내에 도입·판매하며 덩치를 키웠지만, 자체 제품 매출 비중이 작아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를 겪어왔다. 그러나 한 대표 주도로 설립된 신약 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자큐보'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체질 개선에 시동이 걸린 상태다. 후속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러한 성과를 이어가는 것이 과제다. 삼진제약은 최근 내수·제네릭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탈피해 글로벌 신약개발 기업으로 변모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창립 후 혁신 신약 개발 이력이 없는 삼진제약이 오너 2세 시대를 맞아 신약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들어 오너 3세 단독 대표 체제에 진입한 기업들도 눈에 띈다. 보령은 올해 2월 전문경영인 장두현 대표가 사임하면서 오너 3세 김정균 단독 대표 체제에 접어들었다.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와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도 올해 10월 단독 대표에 올랐다.

김정균 보령 대표의 향후 과제는 신사업인 우주 헬스케어 분야에서 성과를 가시화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2022년 취임 직후부터 3년간 우주 헬스케어에 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드러나지 않아 수년 내 이를 가시화해야 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꾸준한 실적 상승에도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주가를 부양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일양약품의 경영 체제 변화는 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일양약품은 지난 9월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진 해임 권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전문경영인 김동연 대표가 사임하고 오너 3세 정유석 대표가 단독 대표에 올랐다. 이번 사건으로 일양약품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에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나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정 대표의 최우선 과제다. 장기적으로는 지난 2년간 연매출이 지속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국제약품은 오너 2세인 남영우 명예회장이 사임하면서 장남 남태훈 단독 대표 체제에 접어들었다. 이미 2015년부터 대표직을 맡아온 남태훈 대표는 R&D 투자 강화와 영업 조직의 CSO 전환 등을 통해 회사의 체질을 성공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지배력 강화와 장기 성장 동력 확보는 과제로 남아있다. 국제약품 지주사 우경의 지분 대부분을 여전히 남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어 지분 승계 작업이 마무리돼야 지배력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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