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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변수 만난 삼양…‘불닭’ 중심 수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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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2. 23. 18:13

美 매출 56%↑…주류 채널 장악
보편 관세 장기화 땐 수익성 부담
제2 불닭 육성·헬스케어 사업 속도
[사진자료] 삼양식품 명동 신사옥 1
삼양식품 명동 신사옥./삼양식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 수입품을 대상으로 15% 보편 관세 카드를 꺼내 들면서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기업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50일간 한시적이지만 이후 정책 연장이나 추가 관세 조치 가능성이 열려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양식품의 경우, 해외 생산 기지 없이 전량 국내 공장에서만 생산하고 있어 이번 관세 정국이 새로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3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관세율 자체가 기존과 동일해 당장 판매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글로벌 전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로서는 추가 가격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견조한 현지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미국 정부가 라면에 15%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공급가를 9% 인상한 바 있다. 현지 소비자가 또한 약 14% 상승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세를 유지했다. 브랜드 충성도가 가격 변동을 일정 부분 흡수했다는 평가다.

실적 상승세도 매섭다. 삼양식품 미국 법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202억원으로 전년 동기(2683억원) 대비 56.6% 증가했다. 4분기 매출 또한 1750억원을 상회하며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 아시안 마켓 중심에서 벗어나 '월마트' '타깃' '크로거' 등 미국 주류 채널을 장악하고 샘스클럽 등 대형 창고형 매장까지 유통망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중한 시각도 나온다. 'CJ제일제당' '농심' '풀무원' '대상' 등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보유한 경쟁사와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가 150일을 넘어 장기화할 경우 불닭 중심 수출 구조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삼양식품은 이런 리스크를 미리 감지하고 '불닭볶음면' 의존도를 낮추는데 노력 중이다. 해외 매출의 약 80%가 불닭 브랜드에서 발생하는 상황은 매운맛 트렌드 변화나 수출 규제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내부 판단에서다.

삼양식품은 후속 브랜드 '탱글'과 '맵탱'의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강화하며 제2의 불닭 시리즈로 육성 중이다. 최근에는 불닭 액상 소스와 베이스 분말을 '조리(ZORI)'라는 별도 브랜드로 재편해 소스·시즈닝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히트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하되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신사업 개척에도 속도를 낸다. 삼양식품은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펄스랩'의 미국 수출을 결정하고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오너 3세 전병우 전무가 직접 헬스케어 사업부를 주도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펄스랩의 본격 시장 진출 시기를 이르면 올해 안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미국 메인스트림 채널에 안착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면서도 "관세 정책이 변수로 작용할 경우 가격 전략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속도가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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